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현 정부 농업정책 현장보고서 `이동필의 일이삼사`를 최근 펴냈다. 지난 한해 농업 현장을 오가며 느낀 점을 틈틈이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를 현장소통 에세이로 다시 엮었다. 현장을 중시하는 이 장관 스타일이 담긴 농식품부 정책 성과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쌀값 하락으로 농업인이 어려움을 겪자 매년 3월에 지급하던 쌀 변동직불금을 자금수요가 많은 설 명절과 봄철 영농준비 기간을 고려해 2월·3월로 당겨 지급했다. 또 쌀값 안정화를 위해 기존에 매입해 오던 공공비축미(36만톤)와 해외공여용 쌀(3만톤)에 더해 지난해 20만톤, 올해 15만7000톤의 쌀을 추가 확보했다.
지난 2월에는 농식품 모태펀드를 지난해보다 58.1% 늘어난 1360억원으로 확대하고 펀드 운용사(창업투자사) 의무출자 비율과 우선손실충당금비율·기순수익률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투자활성화를 꾀했다. 농식품경영체 투자 전문성을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식품전문 벤처도 지정·도입했다. 올해는 농업을 첨단산업화하기 위해 `스마트팜 펀드`를 새로 운용한다. 농식품부가 400억원을 부담하고 민간에서 100억원 이상 유치할 계획이다.
지역 대표 식재료를 연계한 음식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나선다. 농식품부는 지자체와 민간여행사 등과 협업해 평창(메밀), 파주(콩), 금산·진안·부여(인삼·홍삼), 전주·지리산(약초·산채), 통영·거제(굴), 여주·이천(쌀) 등 지역별로 차별화한 음식관광상품(K-푸드 로드 등)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식재료 출하시기와 제철 음식 등을 고려해 `이달의 음식 관광테마`를 선정해 알릴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전통주를 등록해 4만여 공공기관과 30만 조달업체가 직접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판로 지원에도 나섰다. 다양한 국내외 행사나 외국 초청인사 선물, 마케팅 용도로 전통주를 좀 더 쉽게 구매할 수 있게 하면 영세한 전통주 제조업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친환경농식품 산업 육성을 위한 5개년 계획(2016~2020년)도 마련했다. 인증업무를 민간에 이양하고 민간인증기관 등급제를 도입하는 등 인증 제도를 개선하고 생산-가공-유통-소비 단계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친환경농식품 산업을 육성한다는 그림이다. 2020년까지 광역단위 산지유통조직을 7군데로 확대하고 판매채널을 다양화하는 한편, 친환경 생산·가공·유통·체험을 연계한 6차산업화 모델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농식품 수출과 해외 공동 연구도 추진한다. 1월에는 대중국 쌀 수출 검역절차를 마무리하고 처음으로 쌀 138톤을 중국에 수출했다. 쿠쿠·쿠첸 등 전기밥솥 업체와 연계해 면세점에서 밥솥 구매 외국인을 대상으로 쌀을 사은품으로 지급해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 쌀·삼계탕 수출검역 이후 총 5개국(베트남·중국·인도·홍콩·대만)에서 9개 품목(딸기·사과·배·모과·가금육·계란·다육식물 등) 검역협상이 타결돼 우리 농식품 수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한-러 연해주 농업개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