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결국 KB금융지주 품안에

올해 금융투자업계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증권이 마침내 KB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지난 25일 마감된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 등 3곳 가운데 KB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EY한영은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 결과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EY한영 측은 “KB금융 쪽에 공식 통보가 갔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아직 입찰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KB금융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증권의 이날 종가(6870원)로 계산한 해당 지분 시가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대증권이 당분간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마지막 대어라는 점에서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 제시됐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시가총액 두 배 수준인 7000억원 안팎을 예상했다.

유력 후보자였던 한국금융지주와 초접전을 벌였던 것으로 보인다. 거래 종결 능력과 할인 조건 등을 두고 막판 협상에서 KB금융지주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EY한영 관계자는 “KB금융과 한국금융 모두 1조원 초반을 써냈고 가격 차이는 수백억원 이내로 근소했다”며 “KB금융이 순유입액 기준 가장 높은 가격을 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측은 이번 매각이 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진행되는 만큼 거래 종결 확실성과 현금 유입 신속성 등 `비가격적 요소`를 꼼꼼하게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는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상세 실사와 최종 가격협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오는 5~6월께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KB금융은 이번 인수로 은행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KB투자증권 지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개에 그친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IB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고, 96개 지점과 3개 해외 영업점을 확보한다”면서 “KB투자증권과 합칠 경우 IB는 분야는 물론이고 복합점포를 통한 영업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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