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낮은 수신금리 수준을 보고 있으면 은행원 입장에서 역설적으로 정기예금을 권하기가 참 난감하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사람이 주식 투자 및 운용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대항마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재테크를 추천한다.
ETF를 통해 목표수익 및 운용기간을 정하고 자동 환매 등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저금리 시대에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체 금융자산에서 일정 비율을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 등으로 가져가던 고객이 종전보다 이 비중을 줄이고 주식 투자를 생각한다고 가정해 보자. 투자자 입장에서 원금 손실이 두렵기도 하고 경험 부족 등으로 개별 종목 선택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럴 때 ETF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기보다 본인이 평소에 관심이 많은 특정 섹터나 요즘 뜨고 있다는 이슈가 있는 테마별로 두세 종목의 ETF를 고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의 주식이 앞으로 전망이 좋을 것 같다면 `중국 소비 수혜 관련 ETF`,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새로운 수요가 형성될 테니 바이오·헬스케어 쪽이 괜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바이오 관련 ETF`를 나의 투자 바스켓에 담는 것이다. 또 지수 정도는 어느 정도 추종해야 전체 장이 유동성 장세로 확장 국면에 있을 때 투자 성과를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인덱스 추종 ETF` 역시 고려할 수 있다.
ETF 간 상관관계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 투자 바구니에 담을 ETF 선정을 끝냈다면 이제 남은 일은 운용기간 또는 목표수익률을 정하는 것이다. 투자 전에 수익과 상관없이 기간을 고정시켜서 예를 들어 1년 후에는 무조건 환매한다는 원칙을 정하면 된다.
여유자금이라면 목표수익(target return)을 정하는 방식도 괜찮다. 예를 들면 7% 수익이 나면 환매하는 식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 7%에 해당하는 수익은 연환산이 아닌 단순 수익률이고, 개별 ETF가 아닌 포트폴리오 전체 가중평균 수익률이어야 한다. 이때 활용하면 좋은 것은 자동환매 시스템이다.
적립식으로 목돈 마련을 한다면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자동이체를 활용해야 목표하는 금액을 수월하게 저축할 수 있다. 자유적금은 말 그대로 내가 원할 때 나의 의지에 따라 수시로 저축하는 상품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결국 시스템(system)상으로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강제`로 입금돼야 저축이 가능한 것이다.
처음에는 안 될 것 같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남은 예산 범위 내에서 생활하는 법도 익숙해진다.
이와 함께 자동이체를 잘 활용하면 복리효과(Compounding Effect)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 후 만기된 상품의 원리금을 원금은 재예치하고 이자는 써 버리면 결국 연단리가 되지만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도 함께 재예치한다면 연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목표수익률을 정할 때도 환매가 자동으로 되거나 적어도 해당 수익률에 근접할 경우 단문메시지서비스(SMS) 등을 통해 통지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 목표수익률을 관리할 수 있고, 본인 주관의 판단을 줄일 수 있으며, 절대수익 추구가 가능하다.
어떤 ETF를 선택할지, 각 ETF 간 비중은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전체 포트폴리오 목표수익률은 얼마로 가져가면 좋을지 등 아직까지 결정할 사항이 많지만 펀드나 신탁에 믿고 맡기는 간접투자보다는 좀 더 적극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 seungwoo.han@kbf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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