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자력발전 분야 중소기업도 검증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해외 경험 부족으로 수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힘을 모아 해외 원전 시장에서 `원전 코리아`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습니다.”
정기준 코리아뉴클리어파트너스(KNP) 대표는 이제 국내에도 원전 기자재 부문의 글로벌 기업과 제품이 나올 때라고 강조했다.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원전을 다시 가동하고 새롭게 건설하는 지금 원전 기자재 부문 국가대표를 키워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KNP는 원전 기자재 수출 확산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한국수력원자력과 29개 협력 중소기업이 함께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수원의 지분은 25%다. 공기업이 SPC에 참여할 때 통상 50% 지분을 출자해 오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KNP는 한수원보다 중소기업이 주축이다.
주요 타깃은 곧 가동에 들어가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이다. 가동 시작과 함께 운영·유지보수에 필요한 기자재 구입 관련 발주가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수출해 건설한 원전인 만큼 운영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기자재 수출까지 성공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우리 원전산업은 높은 기술 경쟁력에 비해 수출 규모나 점유율이 미흡하다”면서 “바라카 원전 기자재 수출을 기점으로 유럽·북미 등 기존의 원전 운영사와 아시아·중동 신규 원전 도입국으로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한수원 협력사 가운데 수출 경험이 있는 곳은 11.1%에 불과하다. 플랜트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도 있지만 유독 원전 분야에선 약하다.
정 사장은 원전 기자재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이들 기업이 장벽을 뛰어넘어 스스로 해외 원전 사업자와 거래할 수 있는 역량까지 갖추게 할 작정이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 수출을 후방에서 돕는 조력자(Helper) 위주였다면 KNP는 전면에서 원전 산업 특성까지 살려 개별 중소기업의 수출을 이끄는 선도자(Leader)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UAE 바라카 원전 기자재 수출 성사 이후 후속으로 계속 주목받는 시장은 유럽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기후체제를 맞아 수면 위로 떠오른 노후설비 교체, 안전설비 보강 등 계속운전 운영 정비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원전은 건설 이후 40~60년 운영되는 장치 대표 산업으로, 앞으로 운영 정비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면서 “UAE 기자재 공급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원전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