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 국산 슈퍼컴퓨터 없다…10대 모두 미국산 `기술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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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고성능컴퓨터(슈퍼컴퓨터)는 10대 모두 미국 기업이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초고성능컴퓨터는 인공지능시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국산화가 늦어지면 기술 종속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입법조사처 `초고성능 컴퓨터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보유한 10대의 초고성능컴퓨터는 클래이(Cray Inc),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Sun Microsystems) 등 모두 미국 제조업체가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 초고성능컴퓨터는 양과 질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과 격차가 큰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이 보유한 초고성능컴퓨터는 각각 199대와 109대다. 세계 초고성능컴퓨터 500대 중 양국이 61.6%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일본이 37대, 독일 32대, 프랑스와 영국 각 18대, 인도 11대, 한국 10대, 러시아 7대, 브라질 6대 순이다.

컴퓨터 성능은 미국이 172.6으로 1위, 중국 88.7, 일본 38.4, 독일 29.7 등으로 우리나라는 보유대수는 8위지만 성능은 9위로 조사됐다.

초고성능컴퓨터는 산업 경쟁력 제고와 사회문제 해결, 과학기술혁신 효과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구현과 활용 등 산업적 측면과 감염병, 재난 예측·방지 등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초고성능컴퓨터는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에 활용돼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중력파 데이터 분석 같은 것이다. 절감된 시간과 비용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초고성능컴퓨터 제조업 시장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상위 10대 제조업체는 대부분 미국과 중국 기업이나 기관이다. 대수 점유율 상위는 미국 HP가 31%로 1위, 클래이가 13.8%로 2위, 중국 수곤(Sugon)이 9.8%로 3위다. 성능 점유율 상위는 클래이 24.8%로 1위, IBM 14.8%로 2위, HP가 12.8% 3위로 미국 업체가 3위까지 차지했다. 4위를 중국국방과학기술대학(NUDT)가 9.4%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세계 최고 수준 초고성능컴퓨터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체 개발 역량 확보에 더욱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부터 20억원 투입을 시작으로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해 한국형 `초고성능컴퓨팅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슈퍼컴퓨터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슈퍼컴퓨터가 국산으로 대체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