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학 연구진이 닭의 배아 유전자를 조작해 형태적으로 공룡 뒷다리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일본 와이어드가 보도했다.
약 6500만년 전 지구에 살았던 생물 종 76% 이상이 멸종했다. 공룡 시대도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이 때 모든 고대 파충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조류형 공룡은 이때 재앙에서 살아남아 새 생태계와 생물학적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조금씩 진화했다. 결국 현재 조류로 모습을 바꿨다.
과학자들은 공룡의 `현대 후손`인 닭의 배아를 사용해 고대 공룡을 부활 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칠레 대학 연구팀은 닭 배아 발달을 유전 조작해 공룡 뒷다리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는 이른바 치키노사우루스(Chikenosaurus)에 주목했다. 닭을 유전자 조작해 조상의 격세 유전적 특징을 골라내고 공룡과 닮은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연구이다. 이 분야에 저명한 연구자는 현대 공룡의 아버지로 영화 `쥬라기 공원` 기술 자문을 한 잭 호너다.
학술지 `진화(Evolution)`에서 발표된 연구에서 칠레 대학 연구진은 닭의 비골(종아리뼈)에 주목했다. 조류와 공룡의 다리뼈는 아주 다르다. 그러나 현대 조류 배아의 경골(정강이뼈)과 비골은 고대 공룡과 비슷하다. 배아 비골은 자라나면서 형태가 변화된다.
연구팀은 배아 발달 과정에서 뼈 말단부에서 활동적인 분자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결과 `Indian Hedgehog`라는 유전자가 활동한 것임을 알아냈다. 이 유전자는 세포 성숙과 세포 복제를 억제하는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
연구자는 닭의 배아 속 Indian Hedgehog 유전자 활동을 억제했다. 이에 따라 비골은 길고, 경골은 짧은 공룡의 다리뼈와 비슷한 모양이 됐다. 이 성과로 새로운 유형의 비골로 진화한 조류 조상을 찾아내는데 한 걸음 다가섰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