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 동부하이텍 대표이사(사장)는 “매각 재추진, 혹은 철회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 경쟁력을 높여 우량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서 열린 제 6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회사 매각건은 제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모두가 하나로 뭉쳐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직원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수시로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동부하이텍 실적은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 6665억원, 영업이익 1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7.4%, 174.3%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도 1267억원이나 냈다. 동부하이텍이 연간 기준 순이익을 기록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700%가 넘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00% 후반대로 떨어졌다. 작년 이맘때 5000~6000원이었던 주가는 세 배 이상 뛰어올랐다.
동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구조조정 약정에 따라 동부하이텍은 아직도 외부에 매각될 수 있는 처지다. 그러나 동부하이텍 실적이 이처럼 좋아지면서 매각을 추진하면 안 된다는 반대 여론에 힘이 실렸다. 지배구조가 바뀌면 지금과 같은 성과를 계속 이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KDB산업은행도 고민이 많다. 회사 가치가 세 배 이상 높아져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조만간 매각 재추진 혹은 철회를 놓고 결정을 내릴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최 사장을 포함한 동부하이텍 임직원은 본연 업무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각오다.
최 사장은 “지난해 약 800억원을 투자했다”며 “공정 병목 구간을 해소하고 생산 용량도 일부 확대한 만큼 올해 생산량(웨이퍼 투입물량)은 사상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중국 성장 둔화와 환율, 금리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대외 여건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동부하이텍은 그 동안 스마트폰 분야에서 쌓아 온 전력 반도체와 센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 신규 성장분야에 역량을 집중,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시장에서 영역을 더 확대하고 미국, 일본, 인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1분기가 거의 끝나 가는데, 출발이 좋다”며 “올해는 동부하이텍이 명실공히 우량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