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세계 특허 신3극(極)에 속한다. 중국내 특허 출원 3위 국가도 한국이다. 한국 수출 및 해외 투자 대상 1위 또한 중국이다.
그러나 수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의 특허 법률 제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진출한다.
중국의 특허 침해 분쟁 규정은 최근 크게 바뀌었다. 한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중국최고인민법원은 지난 22일 `특허침해분쟁에 관한 사법해석`을 새롭게 내놓았다.
`사법해석`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중국 법체계 및 해석이 한국과는 전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과 달라 판례의 효력이 없다.
법은 어느 국가에서나 구속력이 있다. 그러나 해석은 다르다. 중국은 판례 대신 해석을 통해 추상적인 법 내용을 구체화한다. 제정된 법과 국가기관의 유권해석을 통해서만 효력과 구속력이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해석은 입법해석과 사법해석, 행정해석 등이 있다. 그중 특허소송을 둘러싼 해석은 최고인민법원이 수행한다.
지난 22일 최고인민법원은 특허법에 대한 새로운 사법해석 `최고인민법원 특허침해사건의 법률적용에 관한 문제에 대한 해석`을 발표했다.
이번 사법해석은 모두 31조로 구성된다. 그중 국내 기업들에 중요한 항목은 △청구항 해석 △간접 침해 △표준실시 항변 △합법적인 출처 항변 △침해 중지 △손해배상 산정 △특허무효에 대한 침해소송의 영향 등이다.
손해배상 규정은 한국과 같이 증거제출이 강화됐다. 특허권자가 침해로 인한 실제 손실을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은 침해자에게 이익과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회계장부 등 침해 행위 관련 자료를 침해자가 가졌더라도 권리자가 기초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법원은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 침해자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법원은 권리자 증거에 따라 판시할 수 있다.
새로운 사법해석은 4월 1일부터 정식으로 시행, 적용된다. 중국에서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소송에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주시해야할 대목이다. 기업은 새로운 사법해석을 잘 숙지해야 중국 사업 잠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허 분쟁에 대비해 재판 실무에 관한 주요 사항을 명확히 해석하고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분쟁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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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정 IP노믹스 객원기자 choi.zheng@crownandrigh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