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프로 9단을 꺾으면서 AI에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AI가 현실화되면서 앞으로 단순직 일자리는 물론 전문 일자리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일본에서는 다음달부터 AI가 기업 판매재고관리에 도입된다.
일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스마트폰 판매를 높은 정밀도로 예측하는 새 시스템을 다음달 도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4일 보도했다.
AI는 전국 약 2600개 판매점 수주실적 등을 바탕으로 각 매장의 최적 재고 수량을 분석한다. 품절을 방지하면서 재고를 20% 감소한다는 목표다. AI는 게임과 로봇 제어에 사용되고 있었지만 기업판매관리에 적용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소프트뱅크 AI는 과거 주문이나 가게 크기, 위치, 계절 등을 고려해 일일 판매량을 예측한다. 시스템이 예상 판매량을 분석해 재고량을 늘릴지 줄일지 점포에 제안한다. 이것을 참고로 점장은 주문량을 결정한다.
AI의 장점은 즉각적인 대응에 있다. 널리 사용되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는 과거 판매 데이터를 모아 고객 경향을 산출한다. 그러나 AI는 실제 판매량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AI 도입으로 자사와 계약하는 일본 휴대폰 대리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일부 매장에서 새 시스템을 시험한 결과 재고가 10~20% 줄었다.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2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게 소프트뱅크 설명이다. 이를 통해 재고부담을 최소화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프트뱅크는 AI 도입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판매 중인 가정용 로봇 `페퍼`에 IBM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연동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IBM과 협업을 발표했다. 교육, 은행 보험, 소매, 의료 등의 분야에서 왓슨이 적용된 페퍼를 다각도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얼굴 인식과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고 성별 등에 따른 상품을 섬세하게 제안할 수 있다.
IBM 왓슨은 2011년 미국 ABC방송 유명 퀴즈쇼인 `제퍼디`에 출연, 퀴즈 고수를 꺾고 우승해 화제가 됐다. 왓슨은 암 진단 등 헬스케어 뿐 아니라 노스페이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고객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해 페퍼 해외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는 기술 제휴를 맺고 페퍼를 활용한 서비스 유통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결합해 페퍼가 오프라인 상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시스템이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 인물을 식별하고 고객 연령과 성별, 매장 방문 횟수 등 정보를 분석해 상품을 제안한다.
지난해 출시된 페퍼는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세계 AI시장 규모가 2015~2017년 연평균 14%씩 성장해 2017년에는 1650억달러(1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공지능 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