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 비긴스 대표는 전기버스·전기택시·렌터카 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기존 운송사업자의 생태계도 지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전기차 보급에 급급해 온 정책 노력과 달리 시장 반대급부를 고려한 새로운 시각이다.
버스·택시 등 대다수 운송업체가 LPG, CNG 등 자체 충전소·주유소를 두고 있어 기존의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더라도 충전소·주유소를 처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산업화 의지와 보급 정책에도 기존의 운송업계가 전기차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근본 이유를 알아야 한다”면서 “다수의 운송업체 대표는 버스, 택시회사뿐만 아니라 충전소나 주유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안정된 수익구조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운송업체 차량 운행에 필요한 연료를 운송업체 대표가 별도로 세운 회사(주유소·충전소)를 통해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업종의 회사를 두고 안정된 공급과 수요 구조를 독자 운영하는 형태다. 이 같은 운송사업자의 수익 구조를 보존할 시장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전기택시나 전기버스를 교체하는 기존의 운송사업자가 해당 지역 내 충전인프라 사업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들이 충전인프라 사업에 참여했을 때 충전에 따른 전기요금 일부를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최근 서귀포시 동서교통에 23대 분량의 충전인프라 공급계약을 따내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소개하고 향후 전략도 밝혔다.
박 대표는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리스사업자 선정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알게 된 시장 전략과 업무 프로세서를 공유해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