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현황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용 중인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 산정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선당 단가가 낮은 사물인터넷이 통계에 포함되면서 휴대폰 가입자 평균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순수 휴대폰 가입자만 따로 계산해야 정확한 수익성 지표가 될 것이라는 대안이 제시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ARPU은 전분기보다 하락했다. SK텔레콤은 3분기 3만6729원을 고점으로 49원이 떨어졌고, LG유플러스도 90원 줄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속 하락이다. 가입자가 수천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KT만 상승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사 모두 조만간 ARPU 성장이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본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다. 일반적으로 LTE 가입자가 많을수록 ARPU가 높다.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사정이 좀 낫다. LTE 가입자 비중이 66.3%에 그친다. 아직 2세대(G), 3세대(G) 가입자가 많다. 2G 가입자가 없는 KT는 LTE 비중이 71.1%다. 두 회사 모두 아직은 ARPU 상승 여력이 남았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LTE 출시가 빨랐다. 3G 서비스도 없다. LTE 비중이 82.7%로 높다. 그만큼 ARPU 성장 여력은 적다. 시간차는 있겠지만, 5세대(G) 등 더 비싼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LTE 포화가 곧 ARPU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 요금할인(선택약정)은 ARPU 성장정체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선택약정이 치명적인 이유는 매출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가입자 600만을 넘어선 선택약정은 올해들어 가입속도가 빨라졌다. 선택약정 가입자는 매달 요금을 수천~수만원 할인받기 때문에 ARPU를 뚝뚝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ARPU 통계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ARPU는 가입자 한 명이 매달 이통사에 내는 돈이다. 문제는 `가입자`에 휴대폰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이나 웨어러블 기기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차량관제·원격관제·무선결제·태블릿PC·웨어러블 등이 모두 들어간다.
휴대폰처럼 무선통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모두 일반 휴대폰에 비하면 대체로 월 사용료가 낮다. 사물인터넷은 1만원을 넘지 않은 게 많고, 웨어러블도 1만~2만원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이들을 한꺼번에 묶어 평균을 내면 당연히 ARPU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물론 ARPU가 떨어져도 매출은 늘어난다.
LG유플러스가 좋은 예다. 이 회사는 작년 2분기와 비교해 4분기 ARPU가 402원 하락했지만, 무선 수익은 같은 기간 1조3362억원에서 1조3499억원으로 오히려 137억원 늘었다. 통계와 현실 간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약 5900만인 이동전화 가입회선 중 사물인터넷·웨어러블은 435만개다. 비중은 7.3%다. 사물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비중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이사는 “현 이동통신 가입자 통계에는 단가가 낮은 사물인터넷이나 웨어러블 기기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ARPU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ARPU는 더 이상 이통사 수익률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통3사 ARPU 추이(단위 원)
자료:3사 IR 자료
이통3사 LTE 가입자 및 보급률 현황
자료:3사 IR 자료, 2015년 4분기 기준
이통3사 사물인터넷 가입자 현황
자료:미래창조과학부, 1월 기준
<이통3사 ARPU 추이(자료:3사 IR 자료)>
<이통3사 LTE 가입자 및 보급률 현황(자료:3사 IR, 2015년 4분기 기준)>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