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장르에서는 아주 높은 퀄리티를 갖춘 게임에, 새로운 장르에서는 아예 개성이 강한 게임에 투자하겠습니다.”
신민균 케이큐브벤처스 상무는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 투자 방향을 △하이엔드 퀄리티 게임 △시장 메인스트림 밖에 있는 게임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는 카카오와 케이큐브가 모바일게임을 타깃한 약 300억원 규모 펀드다. `게임`을 목표로 한 펀드 중에 국내에서 가장 크다.
4월부터 본격 투자에 나선다. 신 상무는 엔씨소프트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성장나눔게임펀드 투자를 총괄한다.
신 상무는 펀드 소진까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단일 프로젝트에 2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이미 포트폴리오 후보군을 추려냈다.
카카오 성장나눔게임펀드는 중소개발사를 대상으로 집행한다. 작지만 인적구성이 알찬 개발사, 한 우물을 깊게 판 개발사를 선호한다.
넷마블게임즈, 넥슨 등 대형 기업이 이미 경쟁에 뛰어든 역할수행게임(RPG)이나 1인칭슈팅(FPS)게임 장르에서는 “기존 게임을 압도하는 퀄리티”를 보여야 투자할 계획이다. PC온라인게임을 만들어본 팀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신 상무는 “하이퀄리티 모바일게임은 이제 95%에서 99%로 가는 단계”라며 “온라인게임에서 노하우를 쌓은 개발진이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색깔이 분명한 게임에는 문을 넓게 연다. 신 상무는 여성 이용자를 목표로 한 게임을 예로 들었다.
신 상무는 “남성 위주 시장은 새로운 이용자를 모으기 쉽지 않다”며 “캐주얼한 게임도 투자 후보군”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위험부담을 갖더라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게임을 적극 밀겠다는 뜻이다. 큰 상업적 성공이 없더라도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온 개발진을 환영한다.
신 상무는 “`그쪽으로 가야한다`는 방향성을 아는 것과 실제로 해당 분야를 잘 아는 것은 다르다”며 “한국에서도 일관성을 가지고 오랫동안 한 가지 장르를 판 팀들이 꽤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이 제2 선데이토즈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펀드는 카카오게임하기에 입점하는 개발사를 우선순위에 놓는다. 얼핏 보면 제한적 조건을 거는 것 같지만 신 상무 설명은 다르다.
신 상무는 “카카오는 원칙적으로 개발사가 원하지 않는 한 글로벌 판권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국내 시장에서 중소게임사가 성공하기 위한 동업자로 카카오 인적구성이나 게임사업 경험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국내로 한정짓자면 카카오가 가장 좋은 게임사업 파트너라는 것이다.
국내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모바일게임 상위권은 대규모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집행하는 대형기업 위주로 재편됐다.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며 투자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 투자에는 이런저런 단서가 붙기 마련이다.
신 상무는 “게임 생태계가 대형 업체 위주로 흘러가는 것은 여러모로 부작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산업 선순환 차원에서 경쟁력 강한 중소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성장나눔펀드가 선순환 사다리를 놓겠다는 것이다.
케이큐브벤처스는 2012년 설립 이후 총 1056억 펀드를 구성했다. 설립 이래 현재까지 총 62개 기업에 약 356억원을 투자했다. 넵튠, 레드사하라, 핀콘 등 19개 게임사에 133억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체 약 37%를 차지한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