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O2O 서비스 시장에서 `따뜻한` 비즈니스가 가능할까. N42(대표 김재현·김용현)는 동네 이웃과 함께 하는 지역 기반 서비스로 어렵지만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N42는 `당근마켓`이라는 중고물품 직거래 앱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난해 7월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 인력이 모여 회사를 설립했다. 카카오 판교 사옥 근처 직장인 대상으로 `판교장터` 서비스를 내놓은 후 지금의 당근마켓으로 확장했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 시장`이라는 뜻을 지녔다. 말 그대로 우리 동네에서 만나는 이웃과 함께 하는 서비스다. 당근마켓은 기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와 달리 해당 지역에서만 거래를 지원한다.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 등록한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이용자가 사는 곳 대중교통 수단과 물리적 거리 등을 감안해 지역 범위가 정해진다.
인근 지역에 한정되기 때문에 대부분 거래가 직접 대면 방식으로 이뤄진다. 불량품이나 허위결제 등 거래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김용현 N42 대표는 “동네 사람과 거래하는 셈이어서 사고파는 과정에서 신뢰가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은 분당·광교·일산·수원 등 경기 지역에서 최근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로 서비스를 넓혔다. 상반기 나머지 서울 지역 서비스도 시작한다.
N42는 당근마켓으로 `따뜻한 지역 거래`를 이룬다는 비전을 가졌다. 장기적으로 중고물품을 포함해 부동산 등 모든 지역 거래를 지원하는 종합 O2O 서비스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이웃 간에 믿고 거래하는 환경이다. 김 대표는 “사기·부정 없는 따뜻한 이웃 거래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따뜻한 이웃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소규모 지역 단위 서비스 원칙을 지킨다. 서비스 범위를 넓히면 더 많은 거래가 일어나겠지만 `우리 동네`를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한다. 기존 중고거래 사이트와 차별화된 당근마켓만의 특징이다.
N42라는 회사명도 당근마켓 서비스 비전과 닮았다. 사업이 확장되더라도 직원 수는 42명선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작은 기업 특유의 친밀감과 소통 구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개발자와 비개발자 비중을 4대 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뜻도 담겼다.
김 대표는 “당근마켓 앱을 설치한 회원이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지역 기반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살려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