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학기업 바커가 `바이오`와 `에너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세계 최초 인공 하이드록시티로졸을 한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 출시한다. 가격 하락을 겪고 있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소재는 역으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생산라인 증설과 신제품 출시로 성장 동력을 강화한다.
바커그룹(Wacker Chemie AG)은 올해 `HT에센스(Essence)` 하이드록시티로졸 판매 지역을 넓힌다고 21일 밝혔다. HT에센스는 바커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 하이드록시티로졸이다. 하이드록시티로졸은 비타민C 30배 효과가 있는 항산화제다.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와 색소침착을 줄인다. 피부·모발 관리제품과 건강식품에 유용하다.
바커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이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으로 판매망을 넓힌다. 오는 5월 본사 담당자가 직접 방한해 화장품 회사 등 잠재 고객사 대상으로 기술 세미나를 연다.
시모네 트라우츠 바커 뉴트리션 비즈니스개발팀 부장은 “HT에센스는 모발 관리용품 인기가 높은 브라질에서 먼저 선보였지만 올해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으로 판매 지역을 넓힌다”며 “한국에는 5월 방한해 직접 제품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드록시티로졸은 지금까지 올리브와 올리브 잎 등 천연물에서 추출했다. 생산이 불안정하고 활성 성분 함량이 20% 미만으로 낮았다. 바커는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HT에센스` 브랜드로 내놨다. 98% 고순도 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무색·무취 분말과 액체 형태로, 가공이 쉽다.
가격 하락을 겪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오히려 생산을 늘린다. 연산 2만톤 규모 미국 테네시주 찰스턴 공장을 연내 가동한다. 바커는 찰스턴 공장 설립에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투자했다.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단일 투자다. 새 공장 가동으로 바커는 독일 브루크하우젠과 뉜크리츠 공장 생산량을 포함해 연간 8만톤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게 된다.
이 같은 공격 투자는 확대되는 수요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가격 하락 이슈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시장이 정리되는 상황에 대비해 물량 싸움을 준비한다. 미국을 태양광발전 최대 시장으로 분석했다. 올해 세계적으로 60~70기가와트(GW) 신규 설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티안 하르텔 바커그룹 경영이사는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은 태양광 추가 설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성장동력으로 바이오·헬스케어와 에너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요 신규 투자와 마케팅이 이 분야에 집중됐다. 단백질 치료제 위탁생산 자회사 `바커 바이오텍`은 유럽 최대 미생물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으로 키웠다.
루돌프 슈타우디글 바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바이오와 차세대 에너지 분야가 향후 그룹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미 바이오솔루션즈와 바이오텍 사업이 성장세이고 에너지 분야 사업 확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브루크하우젠(독일)=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