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부상했다. 인공지능은 자동차·광고·교육·의료·법률 분야에 적용되며 기존 산업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최근 일본 금융 기관에서도 고객 응대에 인공지능(AI)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가상 창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했다. 고아손해보험은 콜센터 직원을 돕는 AI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 대기 시간 단축과 인건비 등 경비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가상 여자 행원 `MAI`가 응대한다. 고객이 카드 분실을 신고하면 고객 상황을 분석해 카드 분실·파손시 대응 방법을 알려준다. 앱은 이달부터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 은행은 IBM 인공지능 `왓슨`을 활용해 메신저 라인으로 연락을 받는 서비스도 2월 시작했다.
콜센터 직원 지원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고아손해보험은 인공지능이 콜센터 직원과 고객 대화를 듣고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변을 PC상에 나타내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고객 문의사항이 있으면 통화를 보류하고 설명서나 팜플렛을 조사해야만 했다. 새 시스템은 1인당 평균 15~20분 정도 응대 시간을 2~3분 단축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도쿄 도내 자동차 보험 콜센터에 도입했다. 화재보험과 상해보험을 취급하는 다른 콜센터도 도입할 계획이다. 직원을 통하지 않고 컴퓨터가 직접 답변하는 자동응답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인공지능을 콜센터 지원에 활용하는 노력은 지난해 9월부터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시작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증권이나 카드 등 그룹내 타 금융회사도 이용을 검토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인간형 로봇 `페퍼` 설치 점포를 현재 10개 지점에서 올해말까지 100개 지점으로 늘린다. 5월에는 인공지능 왓슨을 채택한 페퍼를 도입, 도쿄 도내 2개 점포에서 복권 판매를 지원한다.
왓슨은 영어권 국가 금융기관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호주 ANZ은행은 글로벌자산관리부문에서 재무설계사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 이 은행은 왓슨을 활용해 몇 주가 걸렸던 재무설계 자문을 단 한 번 미팅으로 제공한다.
싱가포르 DBS은행도 상품정보와 고객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종목을 제안하는 자문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 씨티은행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드은행은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개인대출업무에 적용하거나 소비자 트렌드를 모니터링 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대면 접객서비스가 향상되면 간단한 질문을 위해 금융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현재 금융 기관은 접근 용이성을 우선 고려해 주요 위치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 등장으로 점포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