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을 향해 뛴다]<16>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기업도 지속적 변화를 통해서만 생존과 성장이 가능합니다. 국가도 성장엔진이 꺼지면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혁신과 변화로 대한민국 희망을 부산에서 만들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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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영입인사 11호 유영민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은 정치권에 몸 담은 지 한 달여 밖에 안 된 새내기 정치인이지만 비전과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포스코건설 등 관계사가 주로 있는 인천 송도 지역구 출마 권유를 마다하고 `야당 험지`인 부산 해운대갑 출마를 선택했다. LG전자를 거쳐 LG CNS 부사장,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역임한 IT 전문가 유 전 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아이콘으로 내걸었다. “변화를 이끄는 올곧은 정치를 하고 싶다”는 그는 해운대를 대한민국 대표 지식산업 도시로 재창조하겠다는 뜻을 품었다. 그는 “자원 없는 우리나라 소중한 자원은 바로 사람”이라며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지식으로 혁신적 정치모델을 만들고, 지식산업 기반을 해운대부터 구축해 국가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재영입 11호 인사다. 문재인 전 대표와 원래 친분이 있었나.

▲문 전 대표와는 평소에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참여정부 시절 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지냈고, 대선 후보 때 경제와 IT부분 자문단으로 일했기 때문에 존재 자체만 아는 정도였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그만두고 2014년 `상상, 현실이 되다(차원용 공저)`라는 책을 내고 강연을 주로 다녔다. 문 전 대표가 자신 페이스북에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소개하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우리가 하는 정치도 상상하는, 희망 있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얼마 뒤 어려운 당을 위해 정책 전문가로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같이 하기로 결심했다.

-집안 반대는 없었나.

▲은퇴 후 강의로 재능 기부하며 살아가는 게 나름 즐거웠다. 갑자기 정치권에 뛰어들겠다고 하니 집안 식구 모두 반대했다. 집사람은 “돈 놔두고, 집 나가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희망을 주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내 뜻을 잘 받아들여줬고, 이젠 식구가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송도 출마를 마다하고 부산 출마를 결정하게 된 계기도 아내의 강력한 권유였다. 대부분 며느리가 그렇듯 시댁을 향해서는 서고 싶지도 않았을 텐데(웃음), 이왕 하는 거 의미 있는 곳에서 제대로 해보라고 격려했다. 결국 기존 직업 정치인 기득권을 허물기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위해 이곳을 택했다.

-해운대갑은 현 하태경 의원이 지키는 야당 불모지다.

▲사실 당 지원을 충분히 받고 오랜 기간 준비하지 않으면 정치 초년병은 어쩔 수 없이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도 낮고 선거 운동을 하기 위한 조직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 정치 신인에겐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이 너무나 벅차다. 하지만 변화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는 공약으로 차별화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건강하고 강한 경쟁상대와 싸우는 기업일수록 강하게 성장한다. 우리나라 정치와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건강하고 강한 야당이 필요하다. 성장을 위해 건강한 새 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역구에 내세울 주요 공약은.

▲해운대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이어지는 해안가 개발 문제와 호텔 건립 이슈,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대립건 등 많은 이슈가 있다. 사안에 따라 개발과 환경보존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르고, 산업 측면에서 기술 확보가 중요시 될 수도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논의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해운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고층 아파트가 많아 `부산의 강남`으로 불린다. 하지만 어려운 계층도 많다. 양극화가 심하다. 이들 모두 행복해지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또 해운대는 청년이 많고, 은퇴한 전문가도 많다. 이들을 지식네트워크로 엮어 온·오프라인에서 서로 공유하는 `상상 장터`를 만들고 싶다. 단절된 공동체를 연결시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민간 기업을 참여시켜 생산된 지식을 산업으로 연계시키는 모델도 구상 중이다. 청년 일자리와 어르신 일자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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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는 관광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천혜 자원과 함께 지식산업 도시로서 기반까지 갖춰진다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관광도시로 만들어 수백만 명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은 허울 좋은 얘기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콘텐츠가 없으면 해운대는 거쳐 가는 도시일 뿐이다. 과연 지역 주민에게 어떤 가치를 줘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해운대는 문화콘텐츠, 디자인, SW, IT, 게임, 영화 등 산업이 다양하게 육성되고 있다. 또 조선과 항만, 물류 거점 도시기도 하다. 이러한 자원에 `스마트`를 입혀 보다 부가가치 높은 산업으로 고도화시킨다면 관광산업은 자연스럽게 연계돼 커질 수 있다. 지식산업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와 일거리를 창출하는 `스마트 도시`를 만들겠다.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정치인은 미래에 대해서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 의식하지 말고 소신 있게 행동해야 한다. 유권자는 국가 미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해운대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보다는 국가 대표선수를 해운대에서 뽑아 보내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국가 경제를 살리면 해운대 역시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표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

-현 박근혜정부를 평가한다면.

▲통일대박, 비정상의 정상화,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모두가 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동안 무엇을 제대로 했는지 기억나는 건 없다. 창조경제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절박한 과제다. 다음 정권에서는 이러한 과제가 제대로 되게끔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나타나야 한다.

-유권자에게 한 마디 한다면.

▲김대중 대통령 시절 경제성장률이 5%, 노무현 대통령 시절 4%, 이명박 대통령 시절 3%, 현재 2%대 수준이다. 이 추세 대로면 심각하다.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청년이 `헬조선`이라 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참으로 불안하고 답답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정치세력과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 어느 초등학생이 “빌딩주가 돼서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이들 꿈을 이렇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상으로 접어들었다. 미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10년 이상 내다보고 미래 일자리와 먹거리를 정치권부터 제시해야 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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