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가 성능저하 우려 때문에 암호화를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스마트폰은 14억대 중 10%도 암호화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애플 iOS를 채택한 아이폰은 95% 암호화된 데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애플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통제하면서 사용자가 최신 버전을 깔도록 해서 암호화 비율이 높다. 이에 비해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면서 암호화 여부는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암호화를 하면 개인정보가 쉽게 노출되지 않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스마트폰 성능이 느려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제조사는 속도저하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암호화를 하지 않고 있다.
구글도 2014년 9월부터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암호화를 요구했으며,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6.0을 설치할 경우에는 반드시 암호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갤럭시 S7에는 암호화 기술이 적용됐으며, LG전자와 HTC도 올해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암호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사용 중인 안드로이드폰은 성능 저하 등의 문제가 우려돼 암호화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폰 암호화를 추진하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며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안드로이드를 버리고 자체 개발한 운용체계를 채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