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지난 4국 `의외의 패배`를 설욕했다. 이세돌 9단 흔들기에도 안정적 운영과 빈틈없는 계산력으로 `기계 돌부처`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종합 전적 4:1로 전체 승부를 마무리했다.
◇알파고 초반 `세력` 이세돌 `실리` 흔들기 나서
알파고는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5국에서 이세돌에 280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은 이날 자청해 불리한 흑을 잡았다. 중국 룰에 따라 7.5집이 덤이다. 덤은 흑이 먼저 두기 때문에 백에게 제공하는 패널티다.
이 9단은 초반 포석에서 확실한 집인 실리를 추구했다. 알파고가 세력을 키우도록 유도했다. 지난 4국과 같은 전략이다. 이 9단은 흑17수에서 좌변 알파고를 공격하며 흔들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회피하며 단순한 바둑으로 맞섰다. 좌변과 중앙에 이르는 세력을 키웠다. 김성룡 9단은 “이 9단은 상대가 모양을 크게 만드는 방향으로 두고 있다”며 “알파고는 세력으로 가며 안정적인 바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고 요지부동, 눈덩이처럼 집 불리며 우위 점해
알파고는 우하에서 조금 손해를 보는 대신에 우상 쪽을 둘러쌌다. 우변, 상변, 중앙에 이르는 거대 세력을 형성했다. 중반 들어 세력을 집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 9단은 흑69수로 어깨를 짚으며 침투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대응은 침착했다. 이 9단은 흑101수로 붙여가며 알파고 흔들기를 시도했다. 세력 지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알파고는 지극히 안정적인 수로 일관했다. 중반 변화를 꾀할 기회도 없이 좌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큰 집이 생겨났다. 김성룡 9단은 “이 9단은 중반부터 한 집도 안 늘어난 반면 알파고는 계속 집이 불어났다”며 “3국과 같이 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바둑을 뒀다”고 설명했다.
◇알파고, 맞교환에서 이득 뒤 정교한 끝내기로 승리
이 9단은 후반 들어 알파고와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좌측 집을 부순 대신 좌하 흑돌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 바둑은 미세하나마 알파고 우세로 진행됐다. 알파고는 주특기 정교한 끝내기를 발동했다. 처음으로 초읽기에 몰렸지만 선수를 잡으며 큰 자리를 선점해나갔다. 김성룡 9단은 “이세돌 9단이 계산력으로 컴퓨터를 이기려 하는 바둑을 두다 졌다”며 “알파고가 딱히 승착이 없이 뒀지만 이 9단이 이기지 못했다. 전성기 이창호 9단이 두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