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케이블업체, 콘텐츠 보다는 부가 사업에서 수익"

“일본에서 OTT사업자는 유료방송이 아닌 비디오(DVD) 대여업체와 경쟁합니다.”

스가야 미노루(菅谷實) 게이오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는 일본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아직도 비디오 대여산업이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OTT사업자는 일본에서 케이블TV, IPTV가 아닌 비디오 대여업체 가입자를 뺏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비디오 대여업체 규모를 2000억엔(약 2조804억원)으로 추산했다. 일본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유료방송시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지상파TV 직접수신율은 7%가 채 되지 않는다. 그는 “일본에서는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아도 웬만한 지상파TV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보고 싶은 방송 콘텐츠를 DVD로 빌려보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 OTT시장에는 글로벌 사업자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으로 아직까지 기존 유료방송시장에서 코드커팅이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일본은 코드를 커팅할 정도로 유료방송을 보는 이가 많지 않다”며 “글로벌 사업자가 가입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료방송사업자가 경계하는 넷플릭스도 일본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지난 가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스가야 미노루 교수는 후지TV와 넷플릭스가 공동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파급력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OTT시장이 커진다면 비디오 렌털업체 규모 정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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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야 미노루(菅谷?) 게이오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

우리나라와 일본 유료방송산업 차이점으로 지역 케이블TV 방송사를 예로 들었다. 미노루 게이오대 교수는 “일본 지역 케이블TV는 지진 등 재해 관련 방송에 특화된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지역 케이블TV는 방재 활동, 기상 특보 등 재난 방송에 특화된 지역 밀착형 방송을 한다”며 “비상시 주민들이 먹을 식량까지도 준비해놓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케이블TV는 콘텐츠 경쟁력이 아닌 다른 서비스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이타 케이블TV가 굉장히 성공한 이유는 콘텐츠가 아니라 노인들에게 인터넷 접속 등을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를 파는 것만으로는 큰 매출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 그는 유료방송사업자가 콘텐츠보다는 네트워크, 전력 등의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려고 고군분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중일 OTT 산업을 조사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그는 일본 총무성 방송통신 자문위원이며, 30년간 대학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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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야 미노루(菅谷?) 게이오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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