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내부 냉각계 배관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증시험 시설이 구축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은 10일 원내 재료연구동에서 ‘원전 배관감육 실증시험설비(FACTS) 완공식’을 갖고 가동에 들어갔다.
배관감육은 금속 배관 두께가 고온·고압 냉각수에 의해 부식돼 얇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FACTS(Flow Accelerated Corrosion Testing System)’는 유속을 가속시켜 부식 여부를 실험하는 설비다.
김동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안전연구부 연구팀은 ‘원자력계통 건전성 선진화 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번에 구축한 설비는 부식으로 인해 배관 두께가 감소하는 현상을 실증할 수 있다. 원전 2차 냉각수가 흐르는 배관 내부 온도, 압력, 유속, 수질 등의 환경을 구현했다.
원전 2차 계통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가압기, 수조, 화학탱크, 히터, 열교환기, 순환펌프, 고압펌프, 계측기, 이온교환수지 등으로 구성했다. 최대 유속 20m/s(2인치 배관 기준) 등 해외 설비 대비 사양을 최고로 제작했다.
핵연료 연소에 의해 원자로에서 가열된 1차 냉각재는 증기발생기 전열관을 가열하고 전열관은 다시 2차 냉각재를 가열시켜 증기를 발생시킨다. 고온·고압과 빠른 유속 등 부식 환경에 노출돼 있는 2차 냉각수 배관이 부식에 의해 파손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986년 미국 서리 원전 2호기와 2004년 일본 미하마 원전 3호기에서 2차 계통 배관 부식 손상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원자력연은 고온에서도 배관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동 중 고온 초음파 검사 기술’(정용무 박사팀)을 병행 개발하고 있다. 이를 실증기술과 연계해 상용화할 경우 원전뿐만 아니라 화력발전소, 기타 산업 분야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진 박사는 “아직까지 국내에 실증 시설이 없어 외국에서 개발한 코드로 운영, 관리해 왔다”면서 “앞으로 국내 원전 환경에 최적화한 종합관리 코드를 개발·적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