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클럽’ 상표 등록을 출원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번 주 출시 예정인 단말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동통신사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중고폰 가격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맞대결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3일 ‘갤럭시 클럽(Galaxy Club)’ 상표 등록을 출원했다. 특허청은 이를 ‘수리(Accepted)’한 상태다. 접수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 상표를 휴대폰과 휴대폰용 가죽케이스·무선헤드셋 외에 3D안경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클럽이란 이름으로 오는 11일 단말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른바 ‘렌털폰’ 서비스다. 1년마다 새 휴대폰을 교체해 주는 게 골자다. 갤럭시S7과 S7 엣지 모델에 우선 적용한다. 상표 등록까지 마치면서 렌털폰 출시 준비가 끝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직접 휴대폰 판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동통신사와 갈등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전국에 구축한 자체 오프라인 유통망 ‘디지털프라자’에서 폰을 대여한다. 330여개로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요지마다 분포해 판매 거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제조사 렌털폰이 확산되면 20%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가 늘면서 이통사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렌털폰 검토를 마치고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폰 가격이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렌털폰은 고객으로부터 반납 받은 중고폰을 별도 매각해 남은 1년치 할부금을 메우는 구조다. 그러나 중고폰 가격이 남은 할부금에 미치지 못하면 시행사는 손해를 보거나 적어도 이익이 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이통3사 모두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는 과감하게 시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통3사는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 이통사 임원은 “우리는 렌털폰 출시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면서 “다만 먼저 나서기보다는 사태를 관망한 뒤 경쟁사가 출시하면 우리도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이통사 임원은 “렌털폰 성공의 핵심 요소는 중고폰 가격”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이 문제에 대해 전향적 대책을 내놓는다면 이통사도 렌털폰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