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화, 20여년 만에 흑자전환…“이제 웃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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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지난해 연간기준 20여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만성 적자 꼬리표가 붙어다녔지만 최근 부가가치 높은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복합콤플렉스로 체질을 바꾸면서 만들어낸 성과다. 모기업 SK이노베이션 연결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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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화 전경

◇‘적자 탈출’ 20년 넘게 걸렸다

SK인천석화는 지난해 매출 6조1961억원, 영업이익 4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944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SK인천석화가 영업이익을 낸 것은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SK인천석화는 당시 SK그룹에 인수된 뒤 SK인천정유로 이름을 바꿨다. 2008년 SK에너지가 SK인천정유를 흡수합병했다가 2013년 인적분할해 SK이노베이션의 5개 자회사 중 하나로 출범했다. 처음 실적을 공개한 2013년 790억원 손실을 냈고, 2014년 3944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이전에도 단 한차례 연간 영업이익을 내지못해 SK 유화부문 ‘앓는이’로 지목돼 왔다.

전신인 한화, 현대 계열사 시절까지 합치면 손실 구간은 더 길어진다. SK인천석화는 1969년 11월 세워진 경인에너지개발이 모태다. 당시 한국화약, 유니언오일 합작 투자로 세워졌다. 1994년 한화에너지로 상호를 변경한 뒤 경영난으로 1999년 공장과 유통망이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로 넘어갔다. 2001년 9월 부도로 정리 절차 개시에 들어가는 등 경영난이 이어졌다. 만성 적자 기업 꼬리표도 이때 붙었다. 모기업 리스크와 정제 시설에만 의존한 단순한 사업 구조로 수익성이 계속 악화됐다. 이 시절까지 포함하면 연간 흑자를 내는데 꼬박 21년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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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인도네시아 경유 수출 선적작업.

◇구조적 설비 변화가 ‘흑전’ 열쇠

SK인천석화는 구조적 설비 변화로 실적 개선을 끌어냈다. SK는 2012년 SK인천석화에 1조6000억원을 들여 콘덴세이트 분해 설비와 연산 130만톤 규모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인천 공장을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병행하는 복합 콤플렉스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2014년 하반기 상업 생산에 들어간 뒤 지난해부터 투자 효과가 일어났다. 지난해 파라자일렌-나프타 마진은 톤당 300~400달러를 기록했다. 업계가 보는 손익분기점은 톤당 200달러 정도다. 경질유 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 하루 5만82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에 벙커C 같은 중질유 생산량은 하루 78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60% 줄였다.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 생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껑충 뛴 것이다.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80%로 지난 10년간 평균 50%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2분기 1000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내며 8분기 만에 분기 적자 고리를 끊었고, 4분기 835억원을 벌어 들여 일회성이 아님을 입증했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초경질원유 수출 등으로 원료인 컨덴세이트 가격이 하락하고 PX(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 이상 유지되고 있다”며 “SK인천석화는 지난 10년간 만성적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이어 올해 최대 1000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SK인천석유화학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최호 산업경제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