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를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검사할 수 있는 비파괴 검사는 시설/설비, 보안,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인다. 테라헤르츠파(T-ray)는 비전도성 물체에 투과성이 높고 인체 유해성이 낮아서 T-레이를 사용한 단층촬영 기술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복합재, 반도체 소자 등의 내부결함 탐지를 위한 비파괴 검사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T-레이 단층촬영 기술은 긴 측정시간 때문에 현장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이대수 안전측정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복합재· 반도체 소자 내부 등을 3차원으로 고속 영상화할 수 있는 T-레이 촬영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테라헤르츠파는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간 주파수 대역이다. 0.1~10 THz 주파수를 가지며, 비전도성 물질에 투과성이 높고 인체 유해성이 낮은 전자기파다.
기존 T-레이 단층촬영은 깊이 방향 스캔 속도가 느려 3차원 내부영상을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평 방향 스캔을 위해 검사 대상을 직접 움직이거나 T-레이 발생기·검출기 자체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T-레이를 이용한 단층촬영에는 반사형과 투과형이 있다. 이 중 반사형 깊이 방향 스캔을 위해선 시간영역과 주파수영역 방법이 사용된다.
이대수 박사팀은 시간영역 및 주파수영역에서 깊이 방향을 고속으로 스캔할 수 있는 T-레이 단층촬영 기술을 개발했다. 수평 방향 스캔을 위해 빔 스캐너를 자체 개발했다.검사 대상이나 T-레이 발생기·검출기를 움직일 필요 없이 3차원 내부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시간 영역에서는 전자제어 광샘플링 기법을, 주파수 영역에서는 파장 훑음 레이저를 사용하는 광혼합 기법을 이용했다.
시간 영역 T-레이 단층촬영 기술은 3차원 영상 데이터를 얻는데 10초 정도 소요된다. 이에 반해 주파수 영역 단층촬영 기술은 데이터 획득에 100초 정도 걸린다. 속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장비 소형화와 저비용에 유리하다.
이대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T-레이 단층촬영 분야에서 우수한 깊이 방향 스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는 점과 이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3차원 내부영상 촬영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광학분야 국제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에 게재됐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