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은 쉬세요. 저 혼자 밭을 다 갈게요"…무인자율 농기계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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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없이 기계 스스로 농지를 경작하고 수확하는 무인자율 농기계 시대가 열린다. GPS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분야에 도입해 농업인력 부족과 생산성 확대를 동시에 꾀한다. 피로를 느끼지 않고 빠른 속도로 정확히 작업할 수 있어 농업기술 혁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사람이 타지 않아도 트랙터 등 농기계가 자동으로 농지를 경작하는 자동 농기계를 2020년까지 실용화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자동 주행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것 외에 도로도 달릴 수 있도록 도로 교통법 개정도 검토한다. 농촌인구 고령화와 농지 대규모화가 요구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한다.

아베 신조 총리는 4일 민관대화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이 합의됨에 따라 일본 농업 생산성 향상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농촌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제한된 인력으로 대형화를 실현하려면 자율경작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 정부는 올해 농기계 자동 주행 지침을 만들고 2018년까지 기업이 자동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농기계를 제품화하도록 지원한다. 자동주행 중에 사람의 농지진입을 금지하는 등 안전 기준을 마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2020년에는 농지에 사람이 없어도 원격지 통제실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 사전에 농지 형상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흙을 경작하고 씨를 뿌릴 수 있다. 도로 교통법 개정도 검토한다. 현재는 무인 트랙터가 농지와 농지를 연결하는 도로를 달리는 것은 도로 교통법 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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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은 자율경작 농기계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구보타는 지난달 프로토타입 무인트랙터를 선보였다. GPS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어 데이터만 입력하면 사람이 없어도 농지 모양과 크기에 따라 비료와 살충제를 뿌린다. 흙상태에 민감한 일반 농기계와 달리 땅 상태와 관계없이 운행할 수 있다. 빠르면 201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얀마는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토양에 포함된 수분이나 산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해 토양 개량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도 국가로봇 이니셔티브(National Robotics Initiative)에 따라 농무부(USDA)를 중심으로 농장에 투입할 수 있는 대형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자율 농기계는 농업 생산·유통과정을 최대한 효율화, 무분별한 농약 살포와 같은 환경에 해로운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생산량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인간 직관에 의존하던 농업이 크게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율 농기계 개발과 활용이 급속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노동력 비중이 계속 줄어들면서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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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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