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기반으로 모으고 연결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전자신문·한국CIO포럼 주최 ‘CIO 서밋 2016 패널토론’에 참여한 산업별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이 같이 강조했다. 디지털화로 사회·산업이 급변해 CIO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CIO 서밋 2016’은 국내 최대 규모 CIO 행사다.
이경상 디지털비즈니스연구원 비즈니스 닥터는 “CIO는 스스로 비즈니스를 위해 역할을 재설계하고 새로운 보안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플랫폼, 공공·민간 ‘변화 핵심’
디지털 플랫폼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변화 핵심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디지털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김현성 서울시 디지털보좌관은 “모바일로 연결된 시대에 산다”며 “연결이 바뀌면 문제해결 방식도 바뀐다”고 전제했다. 서울시 디지털 계획은 새로운 연결시대를 만드는 기반이다.
디지털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새로운 연결, 경험이 시민 삶 문제를 해결한다. 도시문제도 해결한다. 김 보좌관은 “디지털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도시를 안전하게 만든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 기본계획 2020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시민 10만명 의견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수렴했다. 그 결과 ‘경제를 살려라’ ‘삶 문제를 해결하라’ ‘과정에 참여하게 해 달라’라는 요구를 알았다. 이를 반영해 여러 절차를 거쳐 디지털 서울 2020을 확정했다.
글로벌 디지털 서울 2020은 새로운 연결, 다른 경험을 지향한다. △시민이 주도하는 소셜특별시 △경제를 키우는 디지노믹스 △시민 불편을 혁신하는 ‘디지털 사회혁신’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디지털리더 4대 전략으로 구성됐다. 2020년까지 4597억원을 투입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코오롱그룹은 2012년 디지털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안진수 코오롱 상무는 “2013년 하반기부터 18개월 동안 10개 계열사 대상 프로세스혁신(PI)·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며 “작년 1월 시스템을 가동하고 PI 변화관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코오롱 디지털 전략은 △고객 중심 △계획 중심 △실시간 기업 △그룹상향 평준화가 핵심이다. PI·ERP는 빅뱅 방식이다. 계열사 동시 진행했다. 회계·인사시스템을 단일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소규모 계열사와 신설 회사로 확대, 적용한다.
공급망관리(SCM)는 산업영역별로 통합했다. 제조, 건설(수주)사업, 패션·유통 영역이다. 안 상무는 “프로젝트 성패는 SCM 경쟁력에 있다”며 “영업, 혁신, 실시간 기업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은 디지털 전략을 말할 때 IT로 말하지 않는다. PI가 성과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이야기한다. PI 인사이트 리포트를 매월 작성해 제시한다.
금융권도 분주하다. 부산은행은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다. IT부문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DB) 암호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했다.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으로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적재·분석 가능하다. 오남환 부산은행 부행장은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고도화 컨설팅으로 7개 과제를 도출했다”며 “올해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전했다.
DB암호화시스템 구축은 내부 기술역량과 노하우가 뛰어난 IT전문가가 주도했다. 프로그램 수정과 시스템 부화를 최소화했다. 보안성 확보에 주안점을 둬 수천 개 테이블과 대량 고객정보를 시스템 중단 없이 적용했다. 5년간 총소유비용(TCO) 50억원을 절감한다.
◇향후 은행·제조·공공 큰 변화 예고
향후 변화도 예측했다. 오 부행장은 “은행권 업무 90%가 비대면 채널로 이뤄진다”며 “핀테크 활성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금융 개혁이 가속화된다”고 내다봤다. 경쟁 방식이 송두리째 바뀌는 ‘창조적 파괴’가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부산은행은 태블릿브랜치시스템을 구축했다.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브랜치와 스마트ATM을 설치해 미래형 점포 기반을 마련한다. 롯데그룹과 제휴해 금융·유통을 융합한 모바일뱅크시스템 ‘썸뱅크’를 구축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대비책이다. 3월 중 부산·울산·경주에 집중된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으로 확대한다.
3년간 은행 산업은 디지털화로 새로운 핀테크 기술 융합이 가속화된다. 오 부행장은 “은행 간은 물론, 비금융회사 주도 인터넷전문은행과 비대면 채널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전망했다.
제조업계 변화는 스마트팩토리가 중심이다.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안 상무는 “얼마나 많은 센서를 장착하고 많은 데이터를 모아야 할지, 뭘 얻을 수 있을지, 투자 의사 결정 답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3년간 제조업계는 포장된 인더스트리4.0으로 혼란이 이어진다고 예측했다. 의미 있는 시도나 성과가 가시화되지만 흉내만 내는 사례도 등장한다. 안 상무는 “인더스트리4.0은 갑작스러운 점프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스마트 팩토리는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는 물론이고 비즈니스, 운영, 연구개발(R&D), 설비 등 전 분야 협업이 필요하다. 협업을 주도하는 것이 CIO 도전이다.
서울시는 제2 올빼미버스를 고민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올빼미버스는 하루 평균 6000명 시민의 발 역할을 한다. 김 보좌관은 “심야버스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민 삶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상암동 S플렉스센터에 산·학·연 빅데이터 캠퍼스를 조성한다.
김 보좌관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한다. ‘사물인터넷 특화 인큐베이션센터’ ‘개포디지털혁신파크’ ‘앱비즈니스센터’ ‘핀테크 듀얼 클러스터’가 답이다”고 제시한다. 전통산업과 디지털 기술 융·복합도 예측했다.
◇CIO, CDO 사고 갖춰야
디지털 시대에 맞는 CIO 역할도 요구된다. 최고디지털책임자(CDO)가 돼야 한다.
김 보좌관은 “CDO는 단순 기술을 총괄하기보다 인문·융합적 사고를 갖춰야 한다”며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 기술을 찾는 것이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최고 커뮤니케이터도 요구된다. 기술 수용성을 높이고 효율화를 위해 개인 능력을 수용해야 한다. 김 보좌관은 “사람이 채택하지 않은 기술과 진보는 폐기된다”고 강조했다.
오 부행장은 “IT전문가 한 명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며 “내부 역량 확보와 혁신을 주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IT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