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큐버가 미국 스마트카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스마트카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다.
큐버(대표 이장희)는 미국 최대 캠핑카 제조사 위네바고(Winnebago)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위한 안드로이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큐버는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프로젝트(AOSP) 전문기업이다. AOSP는 안드로이드에서 구글맵, 지메일, 구글 플레이 등과 같은 서비스가 빠져있는 순수 안드로이드 OS다.
큐버 안드로이드 솔루션이 올 하반기부터 생산되는 위네바고 차량에 탑재된다. 위네바고는 미국 캠핑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업체다. 큐버 솔루션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차량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 USB포트에 휴대폰을 연결하면 자동차 중앙 화면에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옮겨져 보여 진다.
내비게이션, 음악, 통신, 라디오, 멀티미디어 재생, 위성라디오, 블루투스, 팟캐스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애플과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모두 구동된다. 미라캐스트 기능으로 휴대폰 화면을 자동차 모니터로 미러링도 가능하다. 사진, 동영상 재생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안전을 위해 자동차 운행이 멈췄을 때만 가능하다.
큐버는 이번 계약으로 방송에서 스마트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큐버는 지상파TV, 케이블TV, IPTV, 위성 등 주로 방송사업자에게 안드로이드 기반 OTT와 셋톱박스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큐버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 터키, 케냐 등 해외 방송사업자에도 자사 솔루션이 들어있는 OTT 박스를 수출 중이다.
큐버에게 러브콜을 보낸 배경은 탄탄한 기술력 때문이다. 큐버는 2010년 KBS OTT 시범 서비스에 참여했고, 일본 NTT도코모에 스마트 셋톱박스 미들웨어를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장희 큐버 대표는 “큐버는 2008년부터 안드로이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AOSP 개발에 집중해왔다”며 “그 결과 해외에서 우리 기술력을 먼저 알아보고 연락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스마트카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만큼 솔루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도 세계 스마트카 시장 규모가 오는 2017년 2740억달러(약 310조47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카 시장에 기술력을 가진 구글과 애플이 뛰어들면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도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이장희 큐버 대표는 “핸드폰 내 멀티미디어를 차량 모니터에서 재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자동차용 앱 구동이 가능한 스마트카 커넥티드 환경의 구축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사용자 환경(UI) 스마트카 라이프가 가능해 질것”이라며 “큐버는 셋톱박스, OTT, 스마트카 등 다양한 기기에 AOSP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큐버는 이노디지털과 다음TV가 합병해 설립한 회사다. 가온미디어·다음카카오·크루셜텍 등 쟁쟁한 기업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리눅스 기반 셋톱박스와 달리 안드로이드 미들웨어와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를 제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