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경 중소기업이 베트남 수질자동측정망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사업을 활용해 아이템을 발굴하고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실적까지 이어졌다.
비엘프로세스(대표 홍금용)는 베트남 자원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수질자동측정소 측정 장비 및 IT장비 구축 사업’ 국제입찰에서 사업수행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 사업은 세계은행이 투자해 2012년부터 6년간 진행되는 ‘베트남 산업단지 오염관리 사업’의 일환이다. 베트남 중앙정부에서 주도하는 최초 광역단위 수질자동측정망(AMS) 사업으로 규모는 약 40억원(330만달러)이다. 수질자동측정소는 상수원과 수계 수질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수질 오염사고 발생 사전예방은 물론이고 신속한 대응 조치를 하기 위해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비엘프로세스는 컨소시엄 형태로 이번 입찰에 참여했으며, 이달 중 계약을 체결하고 1년 동안 베트남 전역에 걸쳐 총 17개 수질자동측정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베트남이 수질관리를 위해 총유기탄소(TOC), 총질소(TN), 총인(TP)을 측정하는 고도화된 측정소를 처음 도입하는 사례다. 비엘프로세스는 향후 전국적인 자동수질측정망 구축과 자동측정자료 품질관리에 핵심 노하우를 제공한다.
비엘프로세스가 베트남 첫 전국 단위 수질환경측정망 사업 진행자로 선정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베트남 수질측정망 시장 첫 표준 모델을 선점하고 향후 현지 사업 확장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업을 계기로 수질환경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환경IT 분야 진출에 우리 기업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주는 중소기업이 환경부 베트남 해외센터를 통해 사업을 발굴하고 시범사업을 수행해 현지 실적을 쌓아 국제입찰까지 뚫은 민·관 합작 성공 사례다.
비엘프로세스는 환경산업기술원이 진행하는 환경기술 국제공동 현지사업화 지원을 통해 지난 2014년 베트남 타이응웬 지역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타이응웬에 수질자동측정소를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이 회사는 베트남 유관기관과 관계 구축, 현지 수질자동측정망 사업 동향 분석, 현지 친환경 산업 투자설명회 참석 등을 통해 현지 신뢰를 구축하고 이번 국제입찰에 성공했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까지 수질자동측정장비를 전국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 도입하도록 하는 법률을 지난해 제정했다. 우리나라 수질원격감시체계(TMS)와 같은 수질자동측정망을 확대 도입해 전국 사업장 수질 감시를 강화할 계획으로, 이 분야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홍금용 비엘프로세스 사장은 “앞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베트남 수질측정시장을 선점하게 된 만큼 수주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여기서 쌓은 실적을 통해 베트남 하수처리장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인도네시아·라오스 등 다른 동남아 국가 수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