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에 대한 여론 수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부의 인가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4일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이달 초에는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미래부는 이날 학계,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물론 KT·LG유플러스, 케이블TV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를 망라해 다각적인 의견을 청취했다.
정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따른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다각도로 확인함에 따라 인가 심사가 이전과는 다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해관계자 모두 정부의 마지막 여론 수렴 절차인 이날 공청회에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이동통신 산업, 방송산업, 공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이 정면 충돌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영화관’을 예로 들며 찬반을 주장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SK텔레콤은 케이블TV 사업자인 헬로비전과 인수합병 이후 멀티플렉스처럼 융·복합적인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과 합병 예정인 SK브로드밴드가 멀티플렉스처럼 대형화돼있다고 반박했다.
◇이동통신 산업에 미칠 영향
이상헌 SK텔레콤 실장은 “이통시장은 매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축소되고 있는 시장에서 지배력 논의는 의미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합상품 비중 증가는 모든 이통사업자에게 공통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지배력 전이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수 KT상무는 “우리나라는 이동통신비가 비싸기 때문에 이동통신을 통해 지배력이 전이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유료방송 산업에 미치는 영향
CJ헬로비전과 합병하는 SK브로드밴드가 오히려 1위 사업자(KT)를 견제하고 시장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SK텔레콤은 인수합병으로 7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가진 2위 사업자가 생기면서 시장에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특히 콘텐츠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CJ헬로비전은 PP와 협력모델을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시장 독점화가 우려된다는 반론도 나왔다. 지역시장 차원에서는 경쟁사업자 감소와 시장집중도 증가로 사업자간 경쟁이 크게 감소되는 등 경쟁제한성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정책위원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가 결합한다”며 “시장 집중도를 고려할 때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수합병으로 케이블TV 산업 자체가 흔들릴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조성동 방송협회 연구위원은 “인수합병이 승인되면 케이블TV사업자는 팔리기만을 원할 것이고, 이통사들은 기다리기만 하면 싼값에 쉽게 인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사업자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익에 미칠 영향
지역성, 공정성 등 공익에 대해서도 의견이 충돌했다.
찬성 진영은 인수합병이 케이블TV가 가진 지역성 구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역채널은 공익성 콘텐츠를 위한 투자 부족에 따른 지역 내 콘텐츠 재생산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SO 지역채널이 유명무실화됨에 따라 지역채널 운영 대안을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진영은 인수합병이 지역채널의 기능 상실 및 광역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IPTV와 케이블TV 인수합병은 SO가 갖는 방송의 지역성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정성 분야도 의견이 맞섰다. 지역채널 시청률과 운영 현황을 볼 때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과 대기업이 지역채널 보도기능을 수행하면 지역에서 선거나 일상 여론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반론이 격돌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