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2년 간 이어진 폴리실리콘 가격하락 덫에서 곧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는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더해졌다.
23일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OCI, 긴 터널의 끝’이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15~16달러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달 중순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13달러 수준으로 주요 업체들의 생산원가를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중국 업체들의 재고 덤핑으로 가격이 원가 이하로 내려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작년 태양광 수요가 59기가와트(GW)로 성장했음을 고려할 때 정상 가격은 낮아도 15∼16달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수요가 65~70GW로 확대되면 17~18달러 수준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폴리실리콘 가격상승 원인으로 공급과잉 해소 국면을 꼽았다. 그동안 폴리실리콘 공급은 시장 참여자가 늘고 제조 원가가 하락하면서 지속적으로 확대됐지만, 올해부터는 중국 업체 증설이 마무리되고 미국 업체도 가동을 중단해 공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군소 업체들은 이미 현재 가격에서는 기존 설비 가동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중국 수출 시 54%의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하락하자 생산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연초 REC가 1.6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6월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발표한 데 이어 선에디슨도 미국 공장을 가동 중단키로 했다.
대우증권은 올해 폴리실리콘 수요 상황 개선도 OCI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폴리실리콘 가격은 하락했으나 웨이퍼 등 다운스트림 제품군들의 가격은 적게 하락하거나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웨이퍼는 한 때 공급 과잉이 가장 심했으나 잉여 설비가 소화되면서 최근 수 개월간 가장 견조한 가격 추이를 보였다.
웨이퍼 업체들이 상황이 개선되자 증설을 진행 중이다. 보통 웨이퍼 증설에 3~6개월이 소요됨을 감안하면 올해에는 웨이퍼 업체들의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폴리실리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은 과도하게 낮고 향후 2~3년간 신규 증설이 적어 의미 있는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중기적으로 태양광 산업이 성장을 지속한다면 폴리실리콘 역시 OCI 등 주요 플레이어들이 적정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업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