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처리장치(GPU) 업계가 차세대 그래픽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 ‘벌칸(Vulkan)’ 1.0 사양 공개에 맞춰 일제히 이 기술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오픈소스 그래픽API 표준화 단체 크로노스그룹은 최근 벌칸 1.0 사양을 공식 발표했다. 그래픽API는 게임 등 그래픽을 활용한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활용되는 도구다. 기존 오픈GL과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렉트X가 대표적인 그래픽API다.
벌칸은 오픈GL(PC)과 오픈GL ES(모바일·임베디드)를 통합해 PC와 모바일간 상이한 개발환경을 하나로 만들었다.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가상현실(VR) 기기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슈퍼컴퓨터 모두에 활용될 수 있다. GPU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로우레벨 API여서 보다 적은 전력으로도 고성능 그래픽 구현이 가능하다. 벌칸 그래픽API로 제작된 게임은 스마트폰에서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의미다. 실제 인텔과 엔비디아는 시그래프 등 GPU 전문 학회에서 벌칸 API로 제작된 3D 그래픽 데모를 시연해보이며 절반 이하 전력소모량으로도 기존과 동등 수준 혹은 더 우월한 품질과 프레임의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하나의 그래픽API가 온전히 그 기능을 수행하려면 해당 API로 짜여진 응용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운용체계(OS), GPU 하드웨어 지원도 필요하다. 크로노스그룹은 지난해 3월 벌칸 API 주요 면면을 공개한 후 생태계 확보에 총력전을 펼쳤다. 8월 구글이 차세대 안드로이드 OS에 벌칸 API를 지원한다고 발표하면서 업계 표준으로 입지가 굳어졌다.
엔비디아, AMD, 인텔, ARM, 이매지네이션, 퀄컴 등도 자사 신형 GPU 코어가 벌칸 API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데스크톱 PC와 모바일용 GPU 업체가 모두 가세한 것이다. 퀄컴과 이매지네이션, ARM 같은 모바일 GPU 업체는 2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벌칸 API 기반 응용프로그램 구동 데모를 선보인다. 라자 쿠드리 AMD 수석부사장은 “벌칸 1.0 API로 개발된 응용프로그램은 낮은 과부하,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며 “PC, 모바일 통합 환경을 제공하므로 개발자에게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이 모바일 iOS와 맥PC용 OS X에서 벌칸 API를 지원할 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벌칸과 비슷한 독자 로우레벨 그래픽API ‘메탈’을 밀고 있다. 애플이 벌칸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래픽API 분야서도 구글, 애플간 개발자 생태계 확보를 위한 힘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