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메이션이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마켓 ‘2016 키즈스크린 서밋’에서 120억원에 달하는 수출 성과를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마켓 ‘2016 키즈스크린 서밋’에서 한국공동관을 운영해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 국산 애니메이션 수출 성과를 이루었다고 18일 밝혔다.
가장 먼저 계약을 체결한 제작사는 탁툰엔터프라이즈다. 미국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배급사 프레더레이터 네트웍스와 애니메이션 ‘뾰족뾰족 포크가족’ 북미 배급을 계약했다. 프레더레이터 네트웍스는 자체 채널 1000여개, 구독자는 2000만명을 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다. 올해 중순부터 넷플릭스에서 뾰족뾰족 포크가족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뾰족뾰족 포크가족은 괴담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조숙한 아이 틸리와 범상치 않은 외모의 포크가족이 평범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물이다. 제휴는 10대 이상이 타깃인 애니메이션의 해외진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이지은 탁툰엔터프라이즈 이사는 “10대 이상을 타깃으로 만든 코미디 애니메이션이 수출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계약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뾰족뾰족 포크가족은 기획 때부터 해외 방영을 계획했다. 국내작가가 스토리를 만들었지만, 미국 작가에게 확인해 미국 문화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고쳤다.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애니메이션 1편 분량은 2분으로 매우 짧다. 국내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디즈니 코리아에 선판매됐다. SK브로드밴드 투자를 받았으며, 올해 중순 IPTV에 방영된다.
마켓에서는 탁툰 외에 퍼니플럭스, 시너지미디어, 로이비쥬얼, 투바앤 등 국내 13개 애니메이션 기업이 40여편 애니메이션을 소개했다.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북미와 유럽, 아시아 관계자들과 200건 이상의 콘텐츠 판매, 라이선싱 거래, 공동제작 상담을 진행했다.
‘라바 시즌3’ ‘두돌스’ ‘슈퍼 윙스’ ‘정글에서 살아남기’ ‘스페이스 드론’ ‘버블버블 마린’ 등 다양한 작품이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바이어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며 국산 애니메이션의 미주시장 진출 가능성을 입증했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장르를 불문하고 우수한 국산 콘텐츠가 세계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더욱 다양한 국산 콘텐츠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