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매도 논란 속 주식대여로 190억원 벌어

국민연금이 공매도에 이용될 수 있는 주식 대차(대여)로 연간 200억 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는 최근 셀트리온 주주들의 증권사 집단 이전 사태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의원(국민의당)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국내 주식 대여로 190억원을 벌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대여로 얻은 수입은 2013년 98억원에 그쳤지만 2014년 146억원, 2015년 190억원으로 증가했다. 장기 재무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어차피 오래 주식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빌려주고 짭짤한 부수입을 챙긴 셈이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 대여액은 평균 잔고를 기준으로 2013년 4250억원이었다가 2014년과 2015년에는 6692억원, 6979억원어치로 증가했다.

주식 대여는 기관이나 개인이 보유 주식을 증권사에 빌려주고 일정한 이자를 받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를 다시 빌려 공매도 등에 활용한다. 그러나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상승 흐름을 꺾고, 하락기에는 주가 하락을 가속화시킨다는 이유로 공매도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 통상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이 많이 활용한다.

따라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국민 노후를 책임지며 공적 성격을 띠는 국민연금이 공매도 세력에게 국민이 투자한 자금으로 사들인 주식을 빌려주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최근 공매도 세력에 대한 항의 표시로 주식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K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LIG투자증권으로 단체로 계좌를 옮겼다.

이 때문에 홍문표 국회의원(새누리당)이 작년 국민연금 주식 대여를 금지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연기금의 강력한 반발에 정무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공매도 세력 진원지로 국민연금이 거론되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공매도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대여거래 특성상 해당 주식이 시장에서 공매도에 활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기업 대차거래 잔고(대여 후 갚지 않은 주식)는 작년 말 약 5억2000만주에서 6억7000만주(15일 기준)로 28% 증가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