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행정동 1층에서 오는 9월까지 화학적 현상을 활용해 예술작품을 만든 ‘화학과 우주’ 전시회를 개최한다.
강렬한 원색 안료와 요소가 화학 작용을 일으켜 결정이 생성되는 모습을 작품으로 제작한 ‘케미스트리 가든(Chemistry Garden)’를 비롯한 길현 작가 작품 26점이 전시된다.
요소는 사람이 처음으로 합성한 유기화합물이다.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가 시안산 암모늄 수용액을 가열해 요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요소 결정 구조에는 소분자가 들어가기 적합한 크기의 구멍이 있다.
‘케미스트리 가든’ 외 작품 4점은 요소액과 원색 안료, 아교, 먹과 소금 등을 섞어 만든 물감을 캔버스에 채색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이 증발해 결정체가 만들어지는 원리로 제작됐다.
액체상태 요소액이 고체로 변하면서 만들어지는 눈꽃 결정체 모양의 입체형상을 통해 인간과 지구의 기원, 태초 우주 물질의 원형에 대한 상(像)을 심미적으로 표현했다.
작품 ‘밸런스 트리(Balance Tree)’는 각기 다른 화학원소를 상징하는 구리 조각 50개를 철사로 연결한 모빌 작품이다. 의식주를 풍요롭게 해온 화학연구의 역동성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표현하고 있다.
화학은 회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미술장르에 활용된다. 회화에는 여러 색채의 안료가 쓰이며, 조각은 석재, 브론즈, 철조 등 화학적 질료 특성이 중요하다. 공예도 섬유, 유리, 금속, 목재 등과 더불어 각종 화학적 처리과정을 거친다.
화학연은 직원들에게 연구에 도움이 되는 창의적 영감을 제공하고, 연구원 방문 고객에게는 화학에 대한 심미적 즐거움을 주는 등 과학문화 확산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연은 올해 12월 준공되는 ‘디딤돌 플라자’ 1층에 전시공간을 구축해 화학연 연구성과 등을 주제로 예술작품(회화, 조소 등)을 제작하는 화학예술 프로젝트 기획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규호 원장은 “연구 개발과 더불어 국민이 국가 핵심 기반기술인 화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과학문화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며 “ 앞으로도 화학과 예술의 융합 전시회를 통해 과학문화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