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업 포커스]전기자전거 역사 다시 쓰는 `하이코어`

뒷바퀴만 바꿔 달면 일반 자전거가 전기자전거로 변신한다. 기술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은 미국 수출을 앞두고 있다. 중국·대만에서도 러브콜이 잇따른다. 한양대가 연구·개발한 ‘듀얼 모터 합성기술’을 출자해 2012년에 출범한 스타트업 하이코어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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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코어 `센티넬휠`은 자전거 뒷바퀴 교체만으로 전기자전거로 전환된다.

하이코어(대표 박동현)는 지난해 미국 소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독자 개발한 전기자전거 바퀴 ‘센티넬 휠(Centinel Wheel)’을 등록했다.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글로벌 유수 업체로부터 공급 제안이 쏟아졌다. 이달 미국 전기자전거 시장 점유율 1위인 ‘페데고(Pedego)’와 위탁 방식 공급 계약을 앞뒀다. 페데고는 미국 전역에 대리점을 약 3000개 거느리고 있다. 대만 유력 자전거기업인 퍼시픽사이클과도 주문자생산방식(OEM)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하이코어는 창업 3년 만에 전기자전거 부품 강국 중국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중국 모터 제조업체인 MXUS와 핵심 부품인 컨트롤러 10만대 공급 계약(45억원)을 맺은 뒤 일본계 중국 모터 제조사 DAPU와도 양산형 모터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DAPU와는 2013년부터 특정 모델에 한해 공동 개발에 협력해 오다 양산형 제품까지 공동생산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삼천리자전거를 비롯해 샤오미, 페데고, e4바이크 등 글로벌 전기자전거 제작사가 MXUS와 DAPU의 모터를 주로 쓰고 있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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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코어 직원들이 미국 수출용 `센티넬 휠`을 점검하고 있다.

하이코어의 핵심 기술은 ‘센티넬 휠’로 집약된다. 두 개 브러시리스직류(BLDC) 모터 합성 기술을 적용한 컨트롤러가 독특하다. 커다란 모터 하나를 대신해 부품 단가를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은 높이려고 소형 모터를 두 개 병렬 혹은 역·정 방향으로 합성했다. 이들 모터는 각각 토크와 스피드 성능을 높인다. 모터 합성에 따른 손실(저항)은 유성기어와 전력제어 기술로 극복했다. 일반 배터리 성능보다 효율이 30%가량 높아 한 번 충전(배터리 용량 336wh)으로 65㎞를 달린다. 기존 모터와 달리 트랜스미션 없이도 변속이 가능하고, 다양한 주행 모드를 지원하면서 모터 과부하·발열 방지 등 안정된 운전 환경까지 제공한다. 휠 무게는 6㎏이며, 일반 자전거로 쓸 때 모터와 배터리를 분리하면 무게는 2㎏으로 줄어든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미국 페데고와 대만 퍼시픽사이클과 기술 협력, 제품 공급 논의가 최종 단계에 있다”면서 “글로벌 자전거 업계가 전기자전거 라인을 강화하면서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업체까지 듀얼 모터 합성기술 컨트롤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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