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스마트 워치(키즈폰)’가 수출 초읽기를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와 유럽 통신사와 판매 계약 논의가 활발하다. 중소기업이 독자 개발한 웨어러블 기기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됐다.
인포마크와 키위플러스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수출을 앞두고 있다. 인포마크는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통신사와 협력해 올 상반기 대규모로 키즈폰을 공급한다. 인포마크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통신사 인포샛을 통해 시범적으로 3000여대 키즈폰을 공급했다”며 “올 상반기 대량 공급을 앞두고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와 미국 키즈폰 제조사 필립 등과 협력해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인포마크가 텔레포니카에 키즈폰을 공급하고 필립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키즈폰을 선보였던 인포마크는 시장 반응이 좋아 유럽 시장을 공략키로 결정했다. 이르면 상반기 내 수출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전문 스타트업 키위플러스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말 SK주식회사와 키즈폰과 IoT 기기 해외 공동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SK 주식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와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통해 키위플러스 IoT 기기를 수출한다. 키위플러스는 초소형 IoT 플랫폼 기기를 활용해 ‘키위 워치’를 개발했다. 지난달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출품하며 해외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성장 잠재성이 높은 ICT 창업 벤처로 꼽은 회사다.
두 회사 모두 국내 시장에서 키즈폰을 판매하며 제품 성능과 디자인을 검증받았다. 인포마크 키즈폰은 SK텔레콤 ‘T키즈폰’으로 더 유명하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6만대 정도다. 키위와치도 지난해 하반기 제품 출시 이후 1만대 이상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뿐 아니라 부모 고객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해외 시장 진출도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웨어러블 기기 수요가 커지는 만큼 키즈폰 수출도 순풍을 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트너는 올해 세계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28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워치는 115억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전망이다. 키즈폰도 시장 타깃이 명확한 만큼 성능과 디자인 품질을 높이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해외 수출을 위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키즈폰 제조사가 중소기업인만큼 해외 판매 채널과 마케팅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