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인간 현실화?···냉동토끼 뇌 기억 재생 성공

과학자들이 초저온에서 토끼의 뇌를 냉동시켰다가 해동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뇌기억을 재생시키는데 성공했다.

공상과학(SF)영화에서처럼 사람의 몸을 냉동시킨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깨어나게 하거나, 뇌를 로봇에 업로드시키는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시간) 저온생물학(Cryobiology) 최신호를 인용, 로버트 매킨타이어 매사추세츠공대(MIT)대학원생이 이끄는 ‘21세기의학’(21st Century Medicine)팀 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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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과학자들은 토끼의 뇌를 냉동보존한 후 이 뇌의 기억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저온생물학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저온생물학

연구팀은 냉동보존술로 얼린 토끼뇌 손상을 최소화해 재생시킴으로써 이 분야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냉동보존 기술이 주류 기술로 인정받아 적용되려면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용된 가혹한 화학적 뇌 냉동과정은 탈수과정과 신경연결을 찌그러뜨림으로써 지나치게 심한 뇌손상을 가져왔다. 하지만 21세기의학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속 화학 고정 기술 및 냉동보존기술을 결합한 이른바 ‘알데히드안정화 냉동보존술’로 불리는 기술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냉동보존술을 이용해 토끼의 뇌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고 냉동시킬 수 있었다. 이들은 토끼의 머리에서 피를 제거하고 대신 뇌혈관을 통해 글루타르 알데히드로 불리는 화학성분으로 된 고정액을 주입시켰다. 이를 통해 짧은 시간내에 신진대사 쇠퇴를 멈추는 한편 활성 단백질을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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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자현미경으로 토끼뇌의 신경회로가 해동된 후 제대로 보존됐는지, 손상되지 않았는지를 체크했다. 이 사진은 감정,기억,자율신경체계의 중심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토끼의 해마 세포를 보여준다.사진=B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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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과학자들이 토끼의 뇌를 냉동보존술로 냉동시킨 후 해동시켜 기억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사진=BPF

이 과정은 섬유조직을 안정화시키며 이 혼합물과 다른 화학물질을 통해 뇌 수축 및 손상을 막아줄 수 있었다. 뇌보존재단(BPF)는 “이 실험 결과 높은 밀도의 동결보호제가 균일하게 들어차 온전한 토끼뇌가 딱딱하게 유리화됐으며, 뇌는 섭씨 영하 135도에서 저장됐다”고 말했다. 이 뇌가 이후 해동됐으며 냉동보존용 화학물질이 제거됐다.

전문가들은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해동된 토끼뇌의 신경회로가 제대로 보존됐는지, 손상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 결과 거의 제대로 보존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냉동보존 후 안전하게 해동시킨 성과는 BPF에 의해 인정받았다. BPF는 21세기의학 연구팀에게 소형포유류 뇌보존상을 수여했다. 이 과정은 저온생물학 최신호에 실렸다.

존 스마트 BPF공동창업자는 “신경과학자들이 학습 및 기억에 관련됐다고 생각했던 모든 부분을 보존하는 과정을 확보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이 기술은 장기적인 기억을 성공적으로 보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볼 때는 매우 그럴듯하다”고 덧붙였다.

케네스 헤이워드 BPF 사장은“모든 뉴런과 시냅스는 뇌전체에 걸쳐 아름답게 보존된 것처럼 보인다. 내가 손으로 만져봤던 냉동된 토끼뇌와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니 놀랍다”고 말했다.

냉동보존기술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의학적인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왔다. 이들은 현재 의학기술로 고칠 수 없는 환자의 신체가 늙고, 부패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의학기술이 발전한 장래에 소생시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난치병 환자의 뇌에 있는 860억개의 뉴런(신경단위)을 냉동보존기술을 통해 보존하고 싶어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억이 보존한 후 복원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이 충분이 진전을 보인다면 뇌를 냉동보존 시켰다가 재생시켜 기계에도 업로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진의 다음 단계는 돼지의 뇌로 똑같은 실험을 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 기술이 언젠가는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냉동보존술이란 무엇인가?

냉동보존술은 저온에서 동물과 인간을 보존하는 기술이다. 냉동보존시 신체가 얼음형태로 어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 동결보호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현재의 의학기술로 고칠 수 없는 난치병을 가진 환자를 그대로 냉동 보존해 의료기술이 발전한 후대에 깨어나게 해 치료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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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이 발전돼 후세에 깨어나 치료받길 원하는 사람들을 보관하고 있는 냉동보존 시설.사진=cryonics.org

이 기술의 핵심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뇌세포 구조와 패턴이 냉동 및 관련 처리 과정을 견디면서 자신의 기억,개성,그리고 자기자신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인간이 이과정을 거쳐 해동후에도 과거의 기억과 감정 등을 유지하게 된다면 뇌를 통해 효율적으로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재구 전자신문인터넷 국제과학 전문기자 jk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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