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북한발 폭락...북한로켓으로 시작, 개성공단이 카운터 펀치

3거래일을 쉬고 개장한 증권시장이 폭락했다.

설 연휴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로 시작된 불안 요인이 국제 유가 하락, 일본 증시 폭락, 미국·유럽 증시 불안까지 이어졌다. 개성공단 가동중단 카드까지 나오면서 악재에 기름을 부었다.

11일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2.35% 빠진 채 시작돼 1860선까지 미끄러지며 낙폭을 키우다 장 후반 1850선까지 내려갔다 전일보다 2.93%(56.25P) 떨어진 1861.5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장 초반 2% 하락세를 유지하다 중반 이후 지수가 급락하면서 4.93%(33.62P) 떨어진 647.69로 장을 마쳤다.

방위산업과 금 관련주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로만손, 재영솔루텍, 신원 등과 대표 남북경협주 현대상선 낙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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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증시가 북한 리스크와 일본 등 해외 증시 급락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증권거래소앞에 설치된 증시 하락을 상징하는 곰동상 뒤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연합>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제적 손실이 커지면서 증시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 모두 124개사다. 지난 2013년 북한의 근로자 철수 조치로 160일간 가동중단 사태를 겪은 입주기업들은 정부 조치에 재고를 요구하면서도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통일부는 2013년 당시 234개 입주기업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1조566억원 규모 피해액을 신고했다. 증빙자료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된 피해액만 7067억원에 달했다.

연휴 기간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한 돌발행동에 국제사회가 공조에 나서고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중단 카드를 꺼내 들면서 증시 급락은 예견됐다. 증권가는 상징성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성공단 입주 상장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나 해당기업 시총이 대부분 2000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아 지수 전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사드 배치 논의,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진행과 다음달 키리졸브 연습 등을 앞두고 지정학적 우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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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45개국 증시 연휴기간 수익률

전문가들은 대북 리스크보다 글로벌 이슈가 시장 측면에서 더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가 춘제(설) 연휴로 이번 주 휴장하면서 악재 하나가 줄었지만 국제 유가, 일본 증시 등 글로벌 악재가 터졌다.

반면에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200달러에 다가서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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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금가격 변화 추이

설 연휴 장이 열린 45개국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은 〃3.72%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과 일본 시장 낙폭이 컸다.

도이치은행 부실로 촉발한 유럽 은행권 위기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의회 청문회 증언이 불확실성을 지우지 못했다. 다음주 중국 증시 개장이 위기감을 더할지도 관건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가, 유럽 은행 리스크, 대북 변수, 실적 등 변동성 요인이 워낙 많아 대반전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부분 국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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