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이제는 매일매일의 일상생활 모습이 바뀌고 있다. 한 예로 요사이 젊은이고 늙은이고 쇼핑하는 것을 보면 음식에서부터 옷가지, 장난감까지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배달 받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3조9000억원으로 전년(45조3000억원) 대비 1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통 과정에서 마트나 시장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인터넷 거래가 꽃을 피우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 이미 심화됐다. 미국 최대 유통 기업인 월마트의 경우 지난 1월 말 판매 부진으로 상점 269곳을 폐쇄했다는 외신도 있다. 이에 비해 아마존(amazon.com) 매출은 2015년도 미국 유통 부문 매출 증가분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결국 월마트 같은 세계 최대의 유통 기업도 온라인 상점들의 공세에 항복, 그동안의 성공 비결인 대형 마트식 판매 방법을 버리고 그 반대인 인터넷 거래 활성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 사례는 디지털 기술이 경영에 활용되면서 기업을 바꾸는 모습의 한 단면일 뿐이며, 앞으로의 경영전략 측면에서 기업에 새롭게 대처할 것을 요구한다. 최근 한 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최고경영자의 80%가 앞으로 계속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전략과 사업모형(business model)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여기서 앞으로의 변화 요체는 다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현재 어느 기업이 업계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며 정점에 이르고 있다면 이는 바로 이제까지의 성공 비결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전략과 사업모형을 설계할 때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디지털 경제 선구 연구자인 케빈 켈리의 말을 빌리면 ‘Let go at the top’이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 아래에서 과거의 성공비결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할 것이다.
둘째는 경쟁의 초점이 이제까지 시장점유율 중심이었다면 새로운 디지털 환경 아래에서는 기회점유율에 놓여야 한다. 즉 새로운 환경과 새롭게 전개되는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몫을 가져가고 있는가가 단순한 시장점유율 유지보다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를 가리켜 디지털 경영전략에서는 ‘From market share to opportunity share’로 표현하고 있다.
셋째로 이제까지 관리의 초점이 능률이나 효율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지능화에 놓여야 한다. 특히 요새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이 확대되면서 단순한 능률보다 컴퓨터에 내재된 인공지능에 의해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고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의 활용은 많은 직업과 직종을 자연스럽게 도태시킬 것이다. 이를 가리켜 ‘From efficiency to Intelligence’로 표현한다.
넷째로 기업경영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소유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탈피, 소유보다 협업에 의해 일을 이루게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다. 이미 세계적 기업들의 운영 형태를 보면 생산설비 하나도 소유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심지어 기술도 없고 유통채널도 없으면서 업계 일등기업으로 등극하는 사례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는 한마디로 ‘From ownership to collaboration arrangement’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매킨지 쿼터리는 디지털 혁명을 산업혁명에 비교해 “변화는 10배의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고, 규모는 300배이며, 영향력은 3000배이다”고 최근 기사에서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디지털 환경 아래에서 과거의 성공비결에 집착한다는 것은 도태를 자초할 뿐이다.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 skwak@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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