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는 “우리는 냉정하게 원히트원더”라고 말했다. 넥스트플로어는 모바일게임 ‘드래곤플라이트’로 유명한 5년차 게임개발사다.
초기작 드래곤플라이트가 누적 매출 700억원을 달성하며 스타트업에서 일약 유력 모바일게임사로 떠올랐다.
1983년생인 김 대표는 이미르엔터테인먼트, 펜타비전을 거친 게임 개발자다. 넥스트플로어 창업 전 인디게임 개발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상업적 성공보다는 독립적 개발을 꿈꿨는데 어느새 120명 인원을 이끄는 회사 수장이 됐다.
김 대표는 “드래곤플라이트가 애니팡 이후 새로운 재미를 찾던 이용자에게 딱 맞는 상품이었다”며 “타이밍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지만 드래곤플라이트 성공은 우연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넥스트플로어 창립 멤버가 머리를 맞대고 재미와 상업성을 고민한 결과물이다.
태생 때문일까. 넥스트플로어는 직원이 100명이 넘지만 여전히 ‘자율’과 ‘창의’를 중시한다. ‘지하연구소’라는 조직에서는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정규 프로젝트와 병행하고 아예 따로 팀을 차리기도 한다. 2016년 현재도 3~4개 프로젝트가 지하연구소에서 돌아간다.
김 대표는 “회사 대표로서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면서도 “개발자가 만들고 싶어 하는 게임을 만드는 분위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하연구소를 필두로 한 자유로운 개발 문화가 대기업 틈바구니 속에서 드래곤플라이트가 내세울 수 있는 정체성과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넥스트플로어는 올해 ‘크리스탈하츠’ ‘프로젝트K’ ‘데스티니차일드’ 3개 게임을 내놓을 방침이다.
세 가지 모두 넥스트플로어가 배급(퍼블리싱)하고 외부 개발사가 만드는 게임이다. 일반적 퍼블리셔-개발사 관계를 벗어나 드래곤플라이트가 기획 초기부터 제작에 참여해 게임 색깔을 함께 고민한다.
개발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디렉팅’과 게임의 상업적 성공을 챙기는 ‘퍼블리싱’ 양쪽에서 최적의 밸런스를 찾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나오는 모바일 게임이 천편일률적이란 지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쁘다고만 보지 않는다”며 “할리우드 히어로물이 그렇듯 비슷한 톤의 콘텐츠가 계속 쌓이면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넥스트플로어 방향은 여전히 스타트업, 창작자 자세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없던 재미’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