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최고 ‘득템’ 세뱃돈은 언제 생겼을까?

5단 합체 변신로봇 장난감과 내 케릭터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캐쉬 아이템’ 등 세뱃돈만 생기면 못 살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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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설 명절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두둑한 용돈 꿈을 꾸게 만드는 세뱃돈은 언제 생겼을까.

민속학자들에 따르면 세뱃돈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실학자 유득공이 정조 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세시풍속지 ‘경도잡지’(京都雜志)에 ‘문안비’라는 말이 나온다.

문안비란 문안 인사를 전하는 ‘노비’다. 즉 너무 먼 곳에 살아 직접 명절 인사를 갈 수 없는 윗사람에게 아랫사람이 노비나 집안 어린 아이를 보내 인사를 대신 전하는 것이다. 이때 아랫사람은 문안비에게 귀한 음식이나 과일을 들려 보냈고, 윗사람은 답례와 여비 차원에서 소정의 돈을 건넸다. 이 돈을 세뱃돈의 기원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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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의 전통적인 의미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지난 한 해, 특히 겨울을 무사히 넘긴 것을 축하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윗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이나 항렬을 따져 아직 세배를 받기 이르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는 세배를 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친인척 뿐 아니라 동네 어르신에게도 세배를 드렸다.

인기리에 종료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쌍문동 마을 주민들이 빈번히 내외했던 것처럼, 20세기 초반만 해도 마을에서 제일 연장자거나 신분·지위가 높은 어른에게 마을 청년들이 몰려가 세배하고 술상을 대접받는 문화가 있었다. 동네 어르신에게 세배를 올리는 풍경은 1970~1980년대까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점차 핵가족 사회가 되고 이웃 간의 교류가 약해지면서 세배는 집안 내에서만 하게 됐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세뱃돈 대신 선물을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차츰 현금을 주는 것이 보편화됐다. 세뱃돈을 줄 때는 지갑에서 바로 꺼내서 주면 안 되며, 미리 신권을 준비해 받을 사람의 이름을 적어놓은 봉투에 넣어서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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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를 하는 방식도 현대에 들어 바뀌었다. 요즘은 아이들이 절을 하면서 동시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예법에 어긋난다. 우리 전통 예법은 말없이 절을 먼저 한 다음 어르신이 덕담을 건넨 후 ‘건강하세요’ 등으로 화답해야 한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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