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도시 전체가 공동묘지인 곳이 있다. 바로 유명 관광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약 19㎞ 떨어진 작은 도시 콜마다.
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2010년 미국 인구통계국의 조사에서 1792명이 거주하는 콜마엔 150만 개에 달하는 무덤이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죽은 이들이 800배 이상 많다. ‘영혼의 도시’, ‘침묵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현지 주민들은 관광객에게 “콜마에서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라는 문구가 박힌 티셔츠를 팔기도 한다.
뉴욕타임스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을 보도하면서 경기가 열리는 산타클라라 주변 명소로 콜마를 꼽았다.
1924년 공동묘지로 설계된 콜마시 면적 73%를 차지하는 3.2㎢ 부지에 현재 17개 묘지가 있다. 도시가 세워진 뒤 거주민이 죽은 자들보다 많았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뉴요타임즈는 전했다.
주민들은 샌프란시스코 시 소방관이나 인근 도시 폭주족 등 대규모 장례식 때 벌어질 만한 교통체증 정보를 전화로 통보받는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주민 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시내에서 시신 매장을 금지하고, 공동묘지를 위한 부지도 허가하지 않았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가 공동묘지를 꺼린 주요 원인이었다. 1849년 골드러시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1912년 한 발짝 더 나아가 이미 매장된 시신도 시 바깥으로 내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매장된 15만구 시신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콜마에 이장됐다.
이후 콜마의 비옥한 농토는 거대한 무덤으로 변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죽어 콜마에서 안식을 취하는 형태다.
공동묘지엔 주지사나 시장, 상원의원은 물론 재계 거물, 남북전쟁 당시 장군, 악명 높은 알카트레즈 교도소에서 사망한 죄수 등도 묻혀 있다.
리바이스 창업자로 ‘청바지의 아버지’로 통하는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평화의 집’에, 서부 개척시대 전설적인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는 ‘영원의 언덕에 안장됐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