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대부분이 성공 방법은 골몰하는데 생존 방법은 잘 고민하지 않아요. 엄청난 대박이 터지기만을 기대하지, 망할 경우 마지막을 대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비전보다 생존이 우선입니다. 버티고 생존하다보면 기회가 오거든요.”
이걸우 모비틀 대표는 아파트 관리비를 차감해주는 모바일 앱 ‘줌마슬라이드’ 개발로 최근 KB국민은행, 신한카드 등 금융사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만든 책은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이다. 최근 지역사업자를 만날 때마다 이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책의 내용 중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은 바둑을 이용한 “두 집은 내놓고 사업하라”는 것과 “경영자는 항상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절이다.
이 대표는 “아무리 큰 대마가 있어도 두 집이 없다면 바둑에서 진다”며 “창업자도 마찬가지로 개발도 좋지만 창업이 잘 안 될 경우 가족 생계를 책임질 기초적인 준비는 항상 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업 외에도 고정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존 전략이 있을 때 쫓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다양한 도전을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서비스가 좋으니 주변에 더 많은 투자를 받자’는 주변의 달콤한 유혹을 받을 때도 이 책을 길잡이 삼았다. 이 책에서 “돈의 힘으로 일하려 하지 마라, 투자는 빚이다”며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업이 잘 돼서 수익이 많이 나기 전까지는 투자를 받아 무리한 확장을 해서는 안 된다”며 “투자가 없어서 놓치는 일이 생긴다면 그 일을 놓치는 것이 낫다”고 단언했다.
수익이 없으면 창고, 길에서 일할지라도 다른 사람의 투자를 얻어내 충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창업자 본인의 생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는 받으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저절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했다. 고객을 모으고 서비스와 실력을 더 키우면 투자자가 찾아오는 선순환구조가 저절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투자를 받으러 다니다 망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며 “투자를 받는 것에 급급하다보면 회사를 키우는게 아니라 돈을 쓰는데 골몰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대표의 윤리가 기업 경쟁력이라고 봤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투명한 경영을 가슴 깊이 새겼다.
사장이 하는 짓을 임원이 따라하고, 임원이 하는 짓은 똑똑한 팀장과 직원들이 따라한다는 단순한 원리 때문이다.
친인척이나 개인회사에 사업권을 빼돌리면 결국 직원들도 회사보다 자기 이익을 우선해서 챙기기 마련이다. 사장의 윤리는 그 회사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 대표는 “윤리가 없는 기업인이 돈을 많이 벌면 국가에 병폐가 되는 걸 많이 봤다”며 “수많은 창업자들에게 열심히 그리고 잘한 것보다 단지 회사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더 오래 살아남는 비법이라는 이 책의 가르침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