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올라타라.’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고,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바뀌면서 대형 인터넷 플랫폼 영향력이 갈수록 커진다. 플랫폼 집중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기업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플랫폼 활용이 적극적 상생을 가져온다”며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자신문·본투글로벌이 공동 주최한 ‘IT 메가비전 2016’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모바일 시대 혁신을 위한 우리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지난달 28일 2015년 실적 발표 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혁신 과제로 ‘대형 플랫폼 활용’을 꼽았다. 그는 “대형 인터넷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자 고객을 하나로 모으는 창구”라며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논란도 있지만 인터넷 시대에 플랫폼에 맞서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메이저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기보다는 이를 통해 더 많이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이 적극적 상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표는 과제로 △기술 인프라 확충 △공공과 민간 데이터 개방 촉진 △일반 이용자 인터넷 활용도 제고 △사회적 갈등 조정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 모든 기업이 인터넷기업이 됐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물이 연결돼 다양한 산업 융합과 개인에 최적화된 경제모델이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오픈마켓 진입조차 어려웠던 소상공인과 시골 농부가 인터넷 플랫폼에서 수익을 올린다. 택시 앱을 활용하지 않으면 택시 잡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일평균 모바일 인터넷 이용시간이 1시간 40분에 달한다. PC 시대 롱테일 경제가 등장했지만 모바일 시대를 맞아 진정한 롱테일이 구현된다.
김 대표는 “변화를 알지만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우리에게 던져진 숙제”라며 “모바일 시대 혁신을 위해 기술 투자와 함께 사회·문화적 변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만 기존 일자리를 위협하기도 한다”며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수반하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 중 경쟁사 카카오를 여러 차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카카오는 국민 모두를 회원으로 가진 역사상 유일무이한 기업”이라며 “대한민국 최고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높게 평했다. 지난해 출시 후 선풍적 인기를 끈 카카오 택시 관련 지인 일화를 전하며 “우리가 부러워하는 서비스”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네이버가 거둔 호실적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해외 매출 첫 1조원 달성 등을 강조하면서도 “이익이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