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입당시스템’을 가동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한 달도 안돼 신규 입당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안철수 의원 탈당으로 위기를 맞은 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온라인으로 입당 신청을 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은 문용식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장이다. 그는 손학규 전 대표 시절 외부 인재영입 1호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나우콤 설립자로 대한민국 벤처 1세대로 꼽힌다. 지난 총선때 당내 경선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셨으나 지역구인 덕양을 떠나지 않고 더 깊이 갈았다. IT 전문성을 살려 낙후된 지역구 발전은 물론, 국가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이하 일문일답.
-이번 총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4년전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정식 출마하지는 못했다. 그동안 절치부심 준비해 왔다. 산업과 경제 관련 전문성을 살려 당과 국가경영에 이바지 하고 싶다. 또 고양시에서 유일하게 새누리에게 빼앗긴 덕양(을) 지역구를 되찾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곳에서 13년을 살았고, 지역위원장을 1년 넘게 해 오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덕양을에 산적한 과제를 풀어갈 적임자라 생각한다.
-고양 덕양을 지역구로 선택한 배경은.
▲수도권 민심은 국가 전체 민심의 바로미터다. 정치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이러한 곳에서 훈련되고 단련돼야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 고향에 가면 고향 테두리에 묻힐 가능성이 높다. 정치 신인이지만 지난 4년 동안 지역 활동을 했고, 신인 도전자 치고는 인지도도 높은 편이라 생각한다.
-사업가 시절에도 정치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가.
▲정치에는 늘 관심이 많았다. 사익만을 추구하며 살 수는 없지 않는가. 경영자 시절 법과 제도가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실감했다. 특히 인터넷산업은 디지털을 넘어 스마트시대에 맞게 재편돼야 한다. 현 저작권보호 체계는 아날로그 식이다. 오죽하면 ‘저작권 파파라치’까지 생겨났겠는가. IT분야 전문성을 살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싶다. 통신비 절감 방안을 비롯해 셧다운제 폐지, 저작권법 개정, 종편 편파방송 시정 등에 역할하고 싶다.
-이번에도 당내 경선이 치열해 보이는데.
▲당내 경선에만 4명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 전국에서 경선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 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있는 몇 안되는 곳이고, 경쟁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덕양 르네상스 프로젝트’ 공약을 내놓았다. 핵심적 내용은?
▲덕양구에서 능곡지역은 가장 번화했던 곳이다. 하지만 일산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뒤처졌다. 예전 영광을 되찾는 게 핵심이다. 일산과 덕양 사이 격차를 해소하고 수도권 북부와 남부 격차를 줄이고, 미래 통일시대 발전 거점으로 덕양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주 내용은 △서울 경전철 서부선을 새절-향동-서오릉-원흥까지 연장 △대곡 역세권을 ‘글로벌 K메디컬 타운’으로 조성 △능곡벌에 랜드마크형 ‘생태문화공원’ 조성(일산 호수공원의 1.5배) 등이다.
-국회에 입성한다면 어떤 정치활동을 우선 펴겠는가.
▲헌법보다 더 무서운 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국가보안법과 선거법이다. 국가보안법은 폐지 내지는 개헌돼야 한다. 선거법은 현재 단순 다수제 소선거구제다. 여야간 지역주의 양당 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가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충분히 검토됐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물려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받지 않고 있다.
-디지털소통위원장으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은 일이 있다면.
▲최근 이슈가 됐던 온라인입당 시스템이다. 오픈 하루만에 2만명이 넘었고, 한달도 안돼 10만명 넘게 들어왔다. 당시 자임해서 온라인 입당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았다. 당의 주인은 당원들이다.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들어와 당 위기를 극복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줬다.
-이번 19대 국회를 평가한다면.
▲역대 최악의 국회로 만든 데는 분명 집권 여당 책임이 크다. 타협과 양보 없이 밀어붙이기만 했다. 협상 파트너를 무시했다. 여기엔 청와대 힘도 작용했다. 당의 자율적 의사결정이 무너졌다. 집권 여당이 여당다운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정치 실종 사태가 온 것이다. 19대 국회는 예상에서 항상 빗나갔다. ‘설마’를 초월하는 ‘막장’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 선거다. 현 정권이 잘 했으면 여당을 미는 것이고, 못했으면 야당에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19대 국회는 뭘 했는가. 독선 그 자체였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보시켰다. 유권자는 투표하러 나와야 한다. 야당에 기회를 준다면 더 실망시키지 않도록 성심을 다할 것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