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제품, 유해 화학물질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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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 갈무리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마무트, 파타고니아 등···독성물질 PFOA 사용 여전해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국내외 주요 아웃도어 제품에서 유해 화학 물질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 주의가 요구 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5일 노스페이스, 마무트, 파타고니아, 블랙야크 등 국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그린피스가 최근 전 세계 주요 11개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 총 4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성분조사의 결과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보고서 <남겨진 흔적: 아웃도어 제품 안에 감춰진 유해물질 PFC>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포츠용품 및 패션 박람회 ISPO 현장에서 발표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린피스는 조사 대상 제품의 선정을 위해 지난 해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고, 전 세계 3만여 명의 사람들이 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0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분 분석을 실시한 결과, PFC(과불화화합물)가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단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PFC는 아웃도어 제품의 방수 및 방유 기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이번 조사에서는 아웃도어 의류뿐 아니라, 신발, 텐트, 배낭, 침낭, 등 다양한 제품에서 여러 종류의 PFC가 검출됐다. 또한 18개의 제품에서는 유해성 논란이 큰 ‘긴 사슬 PFC’가 검출됐다.

그린피스의 디톡스아웃도어(Detox Outdoor)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미리암 코프(Mirjam Kopp)에 따르면, 긴 사슬 PFC의 일종인 PFOA(과불화옥탄산)는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과 연관이 있고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사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코프는 “노스페이스, 마무트와 같은 글로벌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에서 여전히 고농도의 PFOA가 검출됐다는 것은 굉장히 우려할만한 일이며, 이는 소비자를 매우 실망시키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국내 브랜드 중 유일하게 조사 대상에 포함된 블랙야크의 재킷에서도 긴 사슬 PFC의 일종인 8:2 FTOH(플루오로텔로머알코올)와 10:2 FTOH가 상당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피스측은 “다른 10개의 브랜드와 비교할 때 블랙야크 제품에서 검출된 PFC의 전체 농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긴 사슬 FTOH는 독성 PFOA로 변환될 수 있는 물질이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결과다”고 전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하보미 독성물질 제거 캠페이너는 “긴 사슬 PFC의 잠재적 위험은 이미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으로, 사용을 감소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현 추세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 중 친환경 노력에 있어 비교적 앞서는 것으로 알려진 블랙야크의 제품에서조차 긴 사슬 PFC가 발견됐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며, 이는 블랙야크뿐 아니라 국내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친환경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바”라고 말했다.

PFC는 자연상태에서는 생성되지 않는 인공 화합물로, 일부는 분해 속도가 매우 늦어 한번 배출되면 주변 환경에 오랜 시간 동안 잔류한다. 배출된 PFC는 공기와 물을 통해 이동하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또한 그 이동 가능 범위가 매우 넓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산 청정지대뿐 아니라 돌고래, 북극곰의 간, 그리고 인간의 혈액과 모유에서도 PFC가 검출된 바 있다.

하보미 캠페이너는 “PFC의 사용은 단순히 조사 대상 11개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웃도어 산업 전체의 문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들 브랜드가 앞장서야 업계 전체에서 PFC를 퇴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영향력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상대로 PFC 제거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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