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정보기술(IT)이 마케팅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지금까지 데이터와 IT는 각각 따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데이터는 IT 속으로 녹아들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IT 결합으로 소비자와 마케터 매개 방식도 변했습니다. 바야흐로 디지털 마케팅 시대가 개화한 것입니다.”
과거 감성에만 소구했던 아날로그식 마케팅은 점점 자리를 잃는다. 빈자리를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 마케팅이 대신한다. 박세정 디지털마케팅서밋 대표(B2B 비즈니스포럼 위원장)가 강조하는 ‘디지털 마케팅’ 영역이다. 그는 “마케팅에도 융합의 시대가 열렸다”며 “축적된 데이터와 IT가 융합을 주도한다”고 말했다.
마케팅 영역의 첫 번째 융합은 기술이다. 최근 세계적 이슈인 클라우드·빅데이터·기계학습(머신러닝)·사물인터넷(IoT)은 모두 마케팅 시장에서 각광받는 기술이자 트렌드다. 클라우드 기반에 마케팅 솔루션이 우후죽순 탄생하고 있다.
소비자가 움직이는 곳곳마다 쌓이는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머신러닝이 마케팅 기술을 날카롭게 한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도 마케팅에 영향을 주는 한 축”이라며 “개인 맞춤형 추천, 고객 상담, 멀티채널 광고 등 모든 마케팅 영역이 자동화되고 소프트웨어(SW)로 구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융합 후에는 사람이 바뀐다. 대표 사례가 공학도가 마케팅 영역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기존 마케팅은 경영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좌우됐다. 이제는 데이터를 다루고 프로그래밍하는 능력이 마케팅 기술 핵심으로 부각됐다. 박 대표는 “기존 마케터는 IT에 취약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그러나 IT가 발전하면서 마케팅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없으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유럽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이 새로운 풍토로 자리 잡고 있다. 어도비 등 SW 벤더는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내놓았다. 수많은 회사가 이런 솔루션을 기반으로 자사 마케팅 역량을 재편하고 있다. 데이터과학자를 대거 고용해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시대 흐름이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더딘 상황이다. 필요하지만 투자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박 대표가 바라본 우리나라 디지털마케팅 현 주소다. 그가 2월 24일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 마케팅 서밋’을 여는 이유기도 하다.
박 대표는 “소비자는 이미 모바일 기기를 통한 디지털 세상에서 살고 있다”며 “사람들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패러다임을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밋에서는 소비자 매개를 위한 전략, IT에 기반을 둔 마케팅 플랫폼 전략, 해외 성공 사례 등 이미 코앞에 다가온 디지털 마케팅의 신조류를 읽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디지털마케팅 시장 연도별 추이(단위:백만달러 / 자료:포레스터리서치)>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