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항공우주·군사분야 비파괴검사기술 확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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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용 한국비파괴검사학회장(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나라는 1970년대 경제개발계획으로 중화학공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시기에 산업발전 근간이 되는 전력생산을 위해 처음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철강, 자동차, 조선과 기계 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해 지금에 이르렀다. 또한 반도체 및 통신 산업이 동반성장하면서 국가 부를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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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급격한 성장 이면에는 항상 안전 및 신뢰성과 관련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중화학공업 및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시설 안전관리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기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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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괴시험검사기술이다.

현재 5000여명 전문 기술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선박 및 플랜트 등 용접부나 원자력발전소 배관라인 결함부를 방사선이나 초음파시험 기술을 이용해 불철주야 검사하고 있다.

과연 품질이라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고 신뢰성을 확보하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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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로보틱스 군사용 탱크로봇.

검사원이 기차 바퀴를 긴 망치로 두드리며 이상상태를 점검하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기차바퀴에 균열이나 풀림이 있으면 이상한 소리가 나오는데 이것을 정상적인 음과 비교해 결함여부를 판정하고 안전을 확보한다.

한여름 수박이 잘 익은 정도를 두들겨 보고 아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지금은 과일이나 식품에도 비파괴시험검사기술을 활용해 맛있는 과일을 고르는 시대가 됐다.

비파괴시험검사기술은 중화학공업, 발전산업, 항공우주 및 군사산업 등에서 주로 사용해왔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및 조선해양플랜트 시공이나 사용 중에는 품질관리 및 안전을 위해서 비파괴검사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법제화돼 관리되고 있다. 또한 비파괴시험검사기술은 제품을 파손하지 않고 용접부나 사용 중 배관 결함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초음파, 전자기파를 이용한 기술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검출된 신호를 영상화하고 대용량 전송하고 현장에 가지 않아도 원격으로 발전소나 중화학설비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위험관리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사용되는 비파괴시험검사기기 세계시장규모는 200억달러 정도이며 방사선과 초음파검사기기가 70%정도 되며 최근에는 열화상검사기기 시장증가 속도가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항공우주군사산업이 선진국에 비교해 낙후돼 있어 주로 중화학공업, 조선 및 발전산업에서 비파괴시험검사기기를 활용하고 있으나 선진국에서는 항공우주군사산업에서 주로 사용한다.

항공우주산업과 군사산업에서는 초경합금재료나 신구조재료가 많이 사용되는데 설계제작 후에 비파괴검사가 필수적이다.

최근 테라헤르쯔나 다중초음파센서를 사용해 미세결함이나 이종접합부의 결함검출 실용화 연구가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비파기검사기기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화 연구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비파괴검사의 중요성을 인식해 2007년 ‘비파괴검사진흥법’을 만들어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원천기술개발에 200억원 정도 투자됐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제품 품질 신뢰성 확보와 안전 향상을 위해서는 전향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항공우주 및 군사산업분야에서 독자적 비파괴시험검사기술 확보가 필요한데, 이 분야 기술은 전적으로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항공기나 군사기기 등에는 우리기술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 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파괴시험 검사기기 연구개발은 물론, 시험검사 인력양성과 시험방법의 표준화가 필요하며 국제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

2020년에는 한국비파괴검사학회 주관으로 서울에서 세계비파괴학회(2020WCNDT)가 개최된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1000여 편의 논문발표와 800여 회사가 참여하는 비파괴검사기기 전시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산학연이 합심해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개발 결과물을 전시하고, 정부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시장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비파괴검사기기를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경제적이고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만용 한국비파괴검사학회장(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mychoi@kris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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