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바둑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구글 인공지능(AI)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 도전한다.
구글코리아는 28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바둑 대결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알파고는 지난 2014년 구글이 인수한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가 개발했다. 머신러닝과 시스템 신경과학(systems neuroscience)을 활용한 강력한 범용 학습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이세돌 9단은 오는 3월 중순께 서울에서 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놓고 알파고와 5번기를 펼친다. 경기는 호선으로 진행된다. 세부사항은 2월 공개된다.
알파고는 발표 전 유럽 바둑대회 우승자 출신 판 후이를 눌렀다. 5번 대국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전 바둑 프로그램과 500회 대국에서 단 1번만 패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부사장 겸 딥마인드 CEO는 “이세돌 9단이 전설적인 바둑기사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도 자신있다”며 “어느 쪽이 이길지는 50대 50”이라고 말했다.
바둑은 그동안 인공지능이 넘지 못한 영역이었다. 공간이 넓고 경우의 수가 많다. 판에 돌이 놓이는 위치와 움직임을 평가하기 어렵다. 체스는 이미 1997년 IBM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세계 챔피언을 눌렀다. 하사비스 부사장은 “바둑은 굉장히 복잡한 게임이다. 우주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며 “체스와 비교해 10의 100제곱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향후 여러 분야에 알파고 응용이 가능하다. 기후 예측, 의료 영상 판독과 진단 처방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게임에 특화된 딥 블루와 달리 범용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하사비스 부사장은 “게임은 AI 알고리즘에 좋은 방법”이라며 “기후 질병 등 우리 사회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응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