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트렌드]독감은 감기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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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면서 병원을 방문하는 독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독감을 단순히 지독한 감기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가 달라 차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감기와 독감은 서로 다른 병

독감(Influenza)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병이다. 반면에 감기(The Cold)는 리노바이러스 등 100가지 이상의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독감은 언제 증상이 발생됐는지 정확히 알 수 있을 정도로 급속히 진행된다. 보통 갑작스런 고열과 두통이 발생하며, 37.8도 이상 고열이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 감기는 증상이 서서히 시작되고, 자신도 모르게 걸렸다 사라지는 경우도 흔하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문송미 교수는“독감은 고열, 근육통, 오한 등이 주요 증상이며 마른 기침을 동반하지만 감기는 고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드물고, 콧물과 재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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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6% 인구 목숨 앗아간 스페인 독감

독감의 영어 단어인 인플루엔자(Influenza)는‘영향을 받는다’는 뜻으로 1743년 이태리어로부터 유입됐다. 바이러스 존재를 모르던 시대에는 별의 영향으로 독감에 걸린다고 여겼다. 고대와 중세에도 존재했으나, 공식적인 최초 발생 기록은 중세 유럽에서 발견됐다.

1918년 발병한‘스페인 독감’은 남태평양 섬부터 북극까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사망자는 5000만명에 달했다. 이는 당시 유럽을 휩쓸었던 제1차 세계대전 사망자의 최소 3배 이상이다. 한국에서는‘무오년 독감’이라는 이름으로 14만명이 사망했다. 유일하게 이 병이 퍼지지 않았던 곳은 브라질 아마존강 삼각주의 마라조섬뿐이었다.

스페인 독감은 오해로 붙여진 이름이다. 발원지는 스페인이 아닌 미국 시카고 부근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보도 검열에 나섰던 독일, 영국, 미국 등 1차 대전 참전국 신문들은 거의 보도하지 못 했다. 반면에 스페인은 참전국이 아니어서 스페인 언론만 질병 피해 상황을 보도했다. 때문에 스페인에 이 병이 특별히 많이 퍼졌다는 오해가 생겨 스페인 독감이라 불렸다.

이 외에 1957년 발병한 아시아 독감 사망자는 100만명, 1968년 홍콩 독감 사망자는 70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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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도 A, B, C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오르토믹소바이러스(Otrhomyxovirus)과에 속하는 단쇄 RNA 바이러스로 표면의 항원형에 따라 A, B, C형으로 분류된다. RNA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투한 뒤 바이러스를 늘리기 위해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잘 일어난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표면 항원인 hemagglunitin(HA)와 neuraminidase(NA)에 의해 아형(subtype)이 결정된다. HA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부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NA는 감염된 세포로부터 바이러스가 빠져나가는 역할을 한다.

B, C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비슷한 방법으로 명명된다. 하지만 1형과 같이 다양한 아형 변화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형 표기는 생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A형은 사람, 돼지, 조류에 감염된다. 아형이 다양하고 예방과 치료가 어려워 사람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스페인 독감, 아시아 독감, 홍콩 독감, 신종플루가 A형에 해당한다.

B형은 사람에 감염되지만 감염 시 증상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C형은 사람, 돼지, 개에 감염되지만 감염 사례가 드물고 감염 시 증상이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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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 백신, 4가 백신 차이는

요즈음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면 3가 백신, 4가 백신 중 한 가지를 선택하라는 권유를 받는다. 이는 3가 백신으로 예방 접종이 진행되다 4가 백신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3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주 2종 및 B형 바이러스주 2종 중 1종을 포함하는 백신이다. 4가 백신은 3가 백신에서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된 것이다.

4가 백신은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된 만큼 유행할 바이러스에 적중할 확률이 높다. 다만 4가 백신 접종은 아직 만 3세를 넘어야 안전하다.

독감 백신의 예방효과는 접종자의 연령, 기저질환, 백신주와 유행주의 항원일치도(抗原一致度) 등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성인이 불활성화 백신을 접종 받은 후 백신주와 유행 바이러스주의 항원성이 맞을 때 예방효과는 70~90%로 본다.

독감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 형태와 생산방식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다.

바이러스 형태에 따라서는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백신과 생약독화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나눈다.

불활성화 인플루엔자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를 특정 약품으로 처리해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도록 만든 백신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백신으로 근육주사를 통해 접종한다.

생약독화 인플루엔자 백신은 바이러스가 활동성을 가지며 코에 직접 스프레이 형태로 분사한다. 실제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 및 경로로 몸에 들어와 몸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이 실제 감염과 유사하다. 2003년 미국에서 처음 사용됐고, 국내에서는 2009년 가을부터 소량의 약독화 생백신이 시판됐다.

생산방식에 따라서는 유정란 배양 방식 백신과 세포배양 방식 백신으로 구분한다.

유정란 독감백신은 달걀에 바이러스를 주입시켜 증폭시킨 뒤 정제해 만든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포유류의 동물 세포를 통한 바이러스 배양으로 생산한다. 세포배양 백신은 대량 생산이 가능지만 유정란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하지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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