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임상적 유효성이 처음 입증됐다. 산업공단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정부는 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적극 추진한다. 원격의료 도입이 급물살을 탄다.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해양수산부·법무부는 27일 합동브리핑을 열고 원격의료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148개 참여기관에서 5300명 대상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의료인 간 원격협진, 도서벽지·군부대·원양선박·교정시설 등 의료취약지 원격의료, 동네의원 만성질환자 원격모니터링 등이 진행됐다.
만성질환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 결과 임상적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당뇨병 환자 239명을 시험군·대조군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시험군에서 0.63%포인트(P) 감소해 대조군보다 0.36%P 폭이 컸다. 혈당 변화도 시험군은 18.85㎎/dL 감소해 대조군보다 많이 감소했다.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423명 대상 서비스 제공 전·후 비교에서도 혈압과 혈당관리가 개선됐다.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혈압이 3.32㎜Hg 낮아졌다. 당뇨병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0.31%P 줄었다. 원격의료 임상시험 문헌을 메타 분석한 결과도 임상적 효과가 입증됐다. 도서벽지와 노인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 환자 만족도는 83%와 87.9%로 조사됐다. 원격의료 오진이나 부작용 등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기술적 안정성도 확보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원격의료 보안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 서버와 네트워크 접근통제, 데이터베이스(DB) 서버·웹 구간 개인정보 암호화, 사용자 접근권한과 비밀번호 설정 등도 조치했다. 시설보안과 출입통제 등 물리적 보안을 갖췄다. 의료기기·스마트폰앱·웹 간 상호운용성을 보유했다. 원격모니터링 웹페이지 성능 등은 적합 판정을 받았다. 혈당계·혈압계 등 의료기기 측정 정보 수발신도 안정성 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시범사업 대상을 148개에서 278개로 늘린다. 도서벽지 원격의료 제공지역을 11개소에서 20개소로 확대한다. 대도시 거점병원과 농어촌 취약지 응급실 간 응급원격협진을 30개소에서 70개소로 늘린다. 격오지 부대 40개소에서 63개소, 원양선박 6척에서 20척, 교정시설 30개에서 32개소로 원격의료 대상을 넓힌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다섯 개 산업공단 근로자 대상 건강센터를 개소,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네의원과 종합병원 간 의뢰·회송 체계를 연계해 예방부터 치료까지 완성형 관리 서비스를 만든다. 농촌 거주 노인 등에게 농업안전보건센터와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시설 거주 노인 의료수요에 맞춰 노인요양시설 대상 원격의료를 확대한다.
해외 진출도 강화한다. 지난해 페루·중국 등 7개국과 원격의료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페루 등 4개국과 후속사업 모델을 개발한다. 길병원은 페루 까예따노병원과 취약지 1차 보건의료기관 원격협진시스템을 구축한다. 한양대병원은 브라질 상파울로대 INCOR병원과 의료시스템을, 서울성모병원은 상해루이진병원과 원격모니터링 서비스를 개발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만성질환자 원격모니터링, 산업공단 근로자 건강센터 등 국민생활 원격의료 서비스로 국민 체감도를 높이겠다”며 “동네의원에 새로운 환자군을 형성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